-공격경영·증여세·비비고·문화전도사

이재현 CJ 회장. (사진=CJ)
이재현 CJ 회장. (사진=CJ)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대기업 임원의 경영 행보는 가지각색이다. 이들의 방식은 사회의 귀감이 될 때도 있지만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심지어 오너리스크로 이어져 기업의 존망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적에 따라 자리유지가 결정되는 전문경영인부터 일명 ‘철밥통’을 가진 오너경영인까지 임원의 움직임이 곧 경제의 흐름이다. 이에 본지는 키워드를 주제로 각 임원의 경영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공격경영=이재현 CJ 회장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다르게 공격적인 경영방식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식품기업이었던 제일제당을 엔터 사업, 홈쇼핑, 물류 등을 아우르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룹의 규모가 비대해진 배경은 세계 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이뤘다.

문제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재무 구조가 열악해졌다는 평가도 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수익성을 완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외식 사업을 주로 하는 CJ푸드빌의 사업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것이 이 같은 맥락이다.

CJ푸드빌이 전개하는 여러 사업 중 알짜배기들(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만 정리하고 있어 결국 CJ푸드빌을 제일제당에 흡수할 수 있다는 시각까지 제기된다. 이 회사는 최근 투썸플레이스는 지분을 완전히 털었다. 이어 뚜레쥬르를 시장에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CJ는 이를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지만 그룹의 수익성을 위해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친형인 이맹희 전 CJ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재현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이 같은 배경으로 라이벌 의식도 없지 않아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공격적 경영으로 회사를 세계 일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로 이어진다.

◇증여세=이 회장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3년 넘게 법정공방을 벌인 결과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CJ의 인수합병,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 등을 지휘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의 복지도 확대하는 한편 임원인사도 조율했다.

이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목표로 ‘그레이트 CJ’(2020년까지 매출 100조)와 ‘월드 베스트 CJ’(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를 선언했다. 이를 실행하고자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개편했다. 자회사들의 규모를 늘려 인수합병에 무리가 없게 조치했다. 새로운 전문경영인들을 배치하며 그룹의 이미지를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하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사진=CJ제일제당)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하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사진=CJ제일제당)

이 가운데 이 회장은 최근 세무당국을 상대로 증여세 취소소송(1600억원대)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대법원은 20일 이 회장이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1674억원의 증여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과 같게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회장이 부당이득을 얻기 위해 해외 금융기관에 특수목적법인(SPC) 명의로 CJ 계열사 주식을 신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약 112억 원은 적법한 처분이라고 봤다.

2013년 이 회장은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특수목적법인 7곳을 세우고 CJ 계열사 주식을 사고팔면서 세금을 내지 않고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중부세무서는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이 회장이 부당한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등 모두 2614억 원을 부과했다.

◇비비고=이 회장은 이 같은 판결을 CJ제일제당의 호실적 발표 이후 받게 되며 좋은 컨디션을 보이게 됐다.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실제로 세계 시장에서도 성장 중이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는 압도적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성장하며 시장 성장률(10%)을 넘었다. 시장점유율은 6월 46.3%을 기록했다. 이는 2위 업체(15%)보다 무려 3배 넘는 기록이다. CJ제일제당은 당초 지체됐던 시장을 넓히고자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웠다.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보인 결과 비비고 만두 시리즈(왕교자, 군만두, 물만두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CJ제일제당의 활약에 경쟁사들도 품질에 힘을 쓰고 있지만 비비고 제품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라이브시티 관련 사진. (사진=CJ)
CJ라이브시티 관련 사진. (사진=CJ)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해외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2분기 해외 매출 또한 직전 분기(57%)에서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경쟁사를 의식하기엔 독보적이다. 시장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혁신에 힘을 쏟아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신제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외식 사업보다 가정간편식(HMR), 내식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전도사=이 회장은 문화전도사로도 불린다. 한류 전도사를 직접 자처한 이 회장은 실제 문화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결과 대규모 복합문화시설 ‘CJ라이브시티’ 조성사업이 경기도와의 협약으로 체결됐다.

12일 경기도와 CJ ENM의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는 오는 2024년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한류부지에 CJ라이브시티 조성을 골자로 한 ‘K-컬처밸리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가 지난해 4월 제출한 3차 사업 계획 변경안을 최근 승인하면서 이뤄졌다. ‘K-컬처밸리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이번 사업계획 변경 동의에 따른 합의를 준수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CJ라이브시티 조성 사업은 무려 1조8000억원을 들여 4만2000명 수용이 가능한 테마파크·아레나(원형 공연장)를 비롯해 호텔, 테마파크, 쇼핑시설 등을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CJ 그룹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 4관왕, 전 세계에 감동을 주는 K-Pop 등 CJ가 K-콘텐츠 분야에서 지난 25년간 쌓은 핵심역량을 하나의 오프라인 공간에 집약해 재창조하는 사업”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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