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CEO·HMR·미디어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뉴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대기업 임원의 경영 행보는 가지각색이다. 이들의 방식은 사회의 귀감이 될 때도 있지만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심지어 오너리스크로 이어져 기업의 존망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적에 따라 자리유지가 결정되는 전문경영인부터 일명 ‘철밥통’을 가진 오너경영인까지 임원의 움직임이 곧 경제의 흐름이다. 이에 본지는 키워드를 주제로 각 임원의 경영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모범생 CEO=일부 소비자들로부터 ‘갓뚜기’로 칭송받는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의 경영 체제 아래 비정규직 제로,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 등의 움직임이 있어 가능했다. 함 회장은 아버지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본받아 실행하는 경영인으로서 ‘모범생 CEO’라는 별명도 가졌다. 함 회장은 외부에 미담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성격을 지녔다.

갓뚜기는 이른바 신(God)을 뜻하는 갓을 합친 별명으로 오뚜기의 선행을 띄워주고자 붙여졌다. 언론에 알려지길 꺼려했던 함 회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회사 또한 갓뚜기로 유명해진 시기는 2017년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 순위 14대 그룹 오너들을 청와대로 초대했는데 함 회장은 유일한 중견기업인으로 초청받아 주목을 받았다.

오뚜기는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 선행, 비정규직 제로 경영을 하면서 상속세를 편법 없이 전액 납부했다. 함 회장의 부친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모범적인 기업 운영은 물론 선행을 중요시했다. 함 회장은 아버지의 유지를 물려받아 장애인에게 일감을 주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의 후원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오뚜기 3분 요리 제품 이미지. (사진=오뚜기)
오뚜기 3분 요리 제품 이미지. (사진=오뚜기)

◇3분 요리(HMR)=2000년 3월부터 오뚜기의 경영을 맡은 함 회장은 오뚜기 매출 1조를 돌파시켰고 최근엔 매출 2조원까지 기록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력으로 승부해 좋은 매출을 낼 수 있었다. 실제 이 회사의 카레와 케찹 등은 1등을 지키고 있다. ‘3분 요리’로 유명한 오뚜기는 식품업계를 최근 강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의 원조 제품으로 성장했다.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오뚜기는 카레 시장 1위를 지켜왔다. 국내에 카레가 생소했던 시절 매콤하게 국산화해보자는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선견지명으로 긴 시간동안 회사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한 오뚜기 카레는 처음 분말 제품으로 출시됐고 이어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로 대중화됐다.

다만 카레를 제외한 국·탕·찌개 등 다른 HMR 제품군에선 경쟁사들에 밀리기도 하는 상황이다. 해당 분야는 CJ제일제당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오뚜기는 해외 사업에서도 역량을 더욱 키워야하는 과제가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딸과 함께 오뚜기 제품을 요리해먹는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딸과 함께 오뚜기 제품을 요리해먹는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갈무리)

◇미디어=점잖고 조용한 성격에 ‘모범생 CEO’로 불리는 함 회장의 딸은 뮤지컬배우 함연지 씨다. 과거 은둔의 경영자였던 그가 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갔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서 딸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 직접 출연해 오뚜기 요리를 먹는 장면 등을 보여줬다.

그는 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뚜기의 모든 제품을 다 꾀고 있는 점, 제품 설명 등을 강조했다. 함 회장은 또 한 방송에서 요식업계 큰 손 백종원 씨가 다시마 소비를 요청하자 화답하기도 했다. 이에 오뚜기는 다시마 2장을 넣은 오동통면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편, 최근 함 회장은 오뚜기라면 지분 7.48%를 오뚜기에 매각했다. 규모는 230여 억원이다. 이로서 함 회장의 보유지분은 기존 32.18%에서 27.65%로 낮아졌다. 반면 오뚜기의 보유지분은 27.65%에서 35.13%로 증가했다. 이번 함 회장의 지분 매각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결국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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