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가드너의 다중지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이돌은 10대에 발탁되어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라 땀과 눈물로 갈고 닦아져 무대에 선다.

사진=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Howard Earl Gardner)(1943년 7월 11일 ~ )은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다중지능이론을 제시하였다.  하워드가드너 홈페이지
사진=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Howard Earl Gardner)(1943년 7월 11일 ~ )은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다중지능이론을 제시하였다. 하워드가드너 홈페이지

[홍후조 논설위원] 종의 다양성이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약해주듯이, AI를 장착한 로봇시대에 우리는 다음세대의 각자 타고난 다양한 재능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 Howard Gardner 교수가 규정한대로 인간의 재능, 소질, 적성, 강점 등은 9개로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MI)이다.

전통적인 음성/언어, 수학/논리 지능에 소홀히 되는 시각/공간, 신체/근육, 음악/리듬, 자연친화 지능, 그리고 점차 강조되는 대인관계, 자기성찰, 실존적 지능 등이다.

불행히도 전통적인 학교공부는 주로 말하기 듣기 셈하기(3R’s)의 음성언어와 수학논리 지능으로 채워지고, 다른 7개의 지능은 소홀히 되기 쉽다. 그러나 점점 디지털 동영상으로 표현기술이 확장되고 있듯이 각자 지닌 재능은 협력적창의적인격적인 문제해결에 필요해지고 있다.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우리가 풀어야할 문제는 환경, 에너지, 질병 등 혼자로서는 안 되고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협력으로 풀어야할 참으로 고약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서 각자 재능을 살려주는 교육을 생각해보자. 우선 사람들의 공부는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에서 시작하여 바른생활을 익히고, 자세가 갖추어지면 슬기로운 생활에서 슬기를 배워서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간다.

노인이 되면 다시 건강한 생활과 즐거운 생활로 되돌아간다. 먼저 예술과 체육은 소질과 적성이 어릴 때 발현되고 전성기도 조기에 도래한다. 그래서 적기에 학습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도 늦다고 할 정도다. 요즘 아이돌은 10대에 발탁되어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라 땀과 눈물로 갈고 닦아져 무대에 선다.

문화예술의 시대에 대중음악 분야가 아니어도 미술, 디자인, 연극 영화, 사진, 문화콘텐츠 등등 예술 분야의 재능은 가급적 일찍 발견되어 그 재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현대 예술의 장르는 무한히 다양화되고 있는데, 학교의 예술은 전통적인 음악과 미술에 묶여 있다.

심지어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 개발은 많은 경우 사교육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될 것이다. 무슨 수가 없을까?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부터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의 교사와 시설로는 턱도 없다. 그러면 어찌할까?

푸드 트럭, 보건소 진료차량, 선거유세차량, 캠핑카 등 특장차를 생각해보자. 만약 초등학교에서 예술 분야 장르가 30개 있다면 3개년 6학기 동안 한 학기에 5개씩 배운다고 가정해보자. 3-4주에 하나씩 배우는 것이다.

예술 장르별로 30개의 특장차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연극차량, 영화차량, 밴드차량, 사물놀이차량 등등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서 만들고, 거기에 관련 무대, 소품, 악기, 장비 등을 싣는다. 연간 10여개 학교를 순회한다고 하면, 한 학교에 가서 주차해두고 교과시간에 학생들이 거기 와서 순회하는 전문가들에게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교수학습법을 익히면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고 아이들의 재능도 금방 알아챌 것이다.

이렇게 예술적 토대를 닦아주면 일과 내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동아리활동을 조직해서 활동하거나 혹은 방과후학교를 통해서 계속해서 연마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배운 학생들은 예술중학교나 고교에 진학하는데 있어서도 실수가 적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과정이 달라져야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도 상당 부분 공교육 내로 흡수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고학년에서 교과전담을 하던 교사들은 저학년에서 수업할 수 있어, 저학년의 하교시간을 늦추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다.

예술만 아니다. 농수산해운, 제조, 수송, 건설, 통신, 생명공학 등 분야가 다양한 직업 기술도 비교적 근육이 부드럽고 손재주나 시력이 좋은 비교적 어린 시절에 더 잘 길러진다. 고교를 진학하기 전에 중학교에서 기술 공부도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학교는 모든 분야 기술 교사를 고루 갖출 수도 없고, 마찬가지로 온갖 공구나 시설 설비를 갖출 수도 없다. 전통적인 기술 공부를 넘어 각 분야의 전문적인 기술공부나 첨단기술도 이런 방식으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전문분야기술로 은퇴하신 분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런 일을 할 수도 있다. 은퇴 후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각 분야 상공회의소는 이를 도울 수 있고,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특장차를 맞춤형으로 만들어 사회적 기여를 할 수도 있겠다. 지능정보화시대에는 이렇게 열려진 방식으로 다양한 예술과 첨단기술을 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외국어, 수학, 과학 등이 AI시대에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필자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과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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