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길러주어야 할 9가지 지능을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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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 논설위원]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가 잠자는 사이에도 AI는 기계학습을 열심히 한다. 적절한 공간과 에너지 그리고 공부할 재료를 주면 열심히 학습한다. 발전된 기술 하드웨어로 GPU, 공부할 재료로서 빅 데이터, 정보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해결의 논리algorithm로 공부한다. 수집과 종합, 분류와 분석, 추론과 판단은 AI에게 쉬운 일이다.

반복과 예측은 그의 주특기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I를 장착한 로봇’이다. 장차 적지 않은 직업과 직무가 대체될 것이다. 우리는 AI를 장착한 로봇들과 더불어 살아갈 준비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비서를 떠올리면 된다. 손대지 않아도 내가 가까이 가면 문을 열어주는 자동문에 적응하듯이 말이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과 Howard Gardner 교수는 인간의 다양한 재능을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MI)이라고 규정하였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 재능, 소질, 적성, 강점 등은 최소한 9개 정도로 나눠진다. 9가지는 음성/언어, 수학/논리, 시각/공간, 신체/근육, 음악/리듬, 자연친화, 대인관계, 자기성찰, 실존적 지능을 말한다.

삼라만상도 이렇게 9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각 지능을 어느 정도는 다 지니고 있으며, 각 사람의 지능의 구성profile은 조금씩 다르다. 이런 지능은 교육을 통해 평생토록 발전할 수 있으며, 때로는 강화되기도 하지만 무시당해서 쇠퇴하기도 한다. 지능이 소재하는 뇌의 부위는 서로 다르지만 시냅스처럼 서로 독립적으로 혹은 연합하여 발휘된다. 모든 생물체는 뇌나 유사뇌가 있지만 지능의 발휘는 인간에게서 가장 두드러진다.

사람은 자신의 강점 지능에 딱 맞는 지식을 만났을 때 가장 잘 배울 수 있다.  불행히도 교과서나 교사의 설명은 주로 국‧영‧수 교과, 말하기 듣기 셈하기(3R’s), 음성‧언어와 수학‧논리 지능이 우세하다. 그간의 인류문화유산들은 대부분 이런 양식을 통해 교실에서 다음세대로 전달되어왔다. 이런 학생들이 공부 잘 하는 학생이었다.

교육에서 길러주어야 할 9가지 지능을 되새겨 보자.

첫째, 많은 학생은 말하고 듣기, 읽고 쓰기와 같은 언어를 통해 가장 잘 특기를 발휘한다.

둘째, 수를 가지고 추론하고 문제풀이를 잘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의 수학, 과학, 공학 등의 공부는 대체로 논리적인 계열성을 띠고 있다. AI시대에는 수학 중에서도 선형대수, 이산수학, 확률과 통계가 잘 쓰인다.

셋째, 어떤 학생은 그래프, 챠트, 지도, 표, 시각자료, 미술, 퍼즐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정보를 잘 처리한다.

넷째, 게임, 움직임, 율동, 손발쓰기, 만들기 등 활동을 좋아하는 학생도 있다. 조용히 정숙하게 선생님 말씀 잘 듣기보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잠시도 가만히 있기 어려운 학생들이고 운동장에 나갔을 때 생기발랄하다.

다섯째, 노래, 리듬, 박자, 패턴, 악기, 음악적 표현을 통해 잘 배우고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는 학생도 있다.

여섯째, 자연친화적 지능은 동식물을 좋아하고, 전원생활, 정원과 텃밭 가꾸기, 소풍, 등산, 오지탐험 등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전통적인 교실에서는 이런 지능들은 간과되기 쉽다.

일곱째, 자신의 개인적 느낌, 감정, 가치, 생각에 침잠하는 아이들도 있다. 내면에 침잠하여 매우 조용하고 자신을 잘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내향적이라고 하고, 수줍음을 탄다고 말을 듣는다.

여덟째, 다른 사람과 관계를 원만히 잘하는 학생들도 있다. 외향적이어서 협동하고 사회성이 높고, 오지랖이 넓어서 안 끼어드는 데가 없으며 사람들 사이에 아교같은 존재들이다. 끝으로 실존적 지능을 가진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인간의 위상에 대해 남다른 생각에 빠진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 지구생태계에서 인간의 역할, AI시대 새로운 인류의 장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는 철학하는 사람들이다. 전통적인 교실에서는 이런 지능들은 각자 알아서 챙길 일이었다.

인류는 인쇄술을 개발한 이후 수 세기동안 서책으로 문화유산을 만들고 전달해왔다. 오디오, 비디오, 디지털 동영상으로 표현기술이 확장되어 왔듯이, 문명이 발달하면 사람들 각자 가진 재능은 점점 더 협력을 필요로 한다. 큰 그릇도 작은 그릇도 나름 쓸모가 있다. 학교공부도 단순, 암기, 반복, 예측 가능한 일과는 점점 멀어져야 한다. 암기에 기초해 속도를 강조하는 선다형시험도 폐지해야 한다.

아는 것을 넘어 할 줄 아는 역량competency를 키워주려면 학교에서도 직접 해보아야 한다. 기초탄탄형, 기본튼튼형, 진로든든형 교육을 바라며 더 나은 교육과정기준을 개발하려고 노력해야한다.

프로젝트학습법이다. 각 과목에서는 핵심역량을 익히는 대표적인 핵심 프로젝트를 학기당 하나씩은 해보아야 한다. ICT시대 통신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다음 회에서는 이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필자 :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과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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