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협업 통해 금융업 곳곳 침투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T타워’ (사진=SK텔레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T타워’ (사진=SK텔레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카카오발 증권업 진출이 확정되면서 정보기술(IT)업체가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때문에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몰고 왔던 혁신 바람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나 토스(비바리퍼블리카) 같은 방대한 모바일 고객군을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도 금융업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과의 디지털금융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심층기획을 통해 증권업 ‘성공 가능성’을 조명하고 IT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 핀테크에 욕심내는 IT기업

SK텔레콤(SKT)을 통신사라고만 지칭할 수 있을까. 이 같은 고민이 최근 시작됐다. 기술 기반 기업들이 금융업에 본격 진출하면서부터다. SKT는 하나금융지주와 합작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차렸다. 양사 간의 협력관계는 업계에서 돈독하기로 유명하다. 2003년 분식회계로 SK가 곤혹스러웠을 때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하나은행장이던 시절 고려대 동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백기사를 자청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이를 계기로 17여년 협력관계를 이어왔고 2017년 SKT는 하나금융 지분을 투자해 핀테크(금융+기술) ‘핀크’를 만들었다. 회사명과 같은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금융 서비스 핀크는 지출 데이터 등 고객의 금융 정보 기반의 ‘맞춤형 적금 추천’ 서비스다. 다만 핀크는 은행도, 전자지갑도 아니며 데이터 사업자일 뿐이라는 게 SKT 측의 설명이다.  

SKT는 한화손해보험(지분 75.1%)과 현대자동차(5.1%) 등과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지분도 갖고 있다. SKT는 올해 캐롯손보의 10% 이상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SKT는 2014년 11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형을 확정 받고 현재 5년이 경과하면서 보험사 대주주 자격 신청이 가능한 상황이다. 

2016년 8월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추진했다. (사진=하나금융)
2016년 8월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와 합작투자 계약을 맺고,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추진했다. (사진=하나금융)

◇ 협업 통해 금융업 곳곳 침투

이렇듯 IT기업들은 기존 은행들이 갖지 못한 기술력과 막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테크핀(기술+금융)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SKT는 30년 넘게 이동통신 사업을 하면서 2800만명이 넘는 가입자의 통신비 지출 내용과 위치 데이터를 갖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SKT 관계자는 금융업 진출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협업을 통해 금융업 곳곳에 침투해 있다. 핀크와 SKT가 DGB대구은행·KDB산업은행과 함께 내놓은 적금 상품은 해당 적금 가입자만 16만5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0월부터는 11번가·현대카드·현대캐피탈·우리은행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분야 소상공인 대상 금융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금융업에 대거 진출하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기존 주력 수익원인 광고·통신요금 등은 이미 시장이 포화됐거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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