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주요 건설사 내부거래 실태 ③ 태영건설
[심층기획] 주요 건설사 내부거래 실태 ③ 태영건설
  • 박종호 기자
  • 승인 2020.02.18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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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건설사 중 내부거래 1위
태영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대 건설사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사진=태영건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경쟁이 없는 곳엔 혁신이 없다. 시장경제 하에서 자명한 법칙이다. 그러나 이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 중 하나가 국내 건설 시장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내부거래로 혁신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든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업들은 계열사로부터 수의 계약으로 일감을 받는 동시에 실적이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회복을 위해 내부거래를 늘려왔다. 공정위에서도 부당 내부거래를 잡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아무래도 신통찮은 구석이 많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국내 건설업 경쟁력의 악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본지는 주요 건설사의 내부거래 비중 실태를 심층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 20대 건설사 중 내부거래 1위

태영건설은 지난해 기준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45.3%를 기록했다. 매출 1조 9960억원 중 8503억원을 ‘내부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셈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경향과 상반된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윤석민 부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이 4월 기준으로 29.82%를 기록했다.

정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 지분 30%부터 해당된다. 그래서일까. 윤 부회장의 친인척 관계에 있는 변탁 전 부회장 등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수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도해왔다. 회사 측은 “부회장의 지분매도는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매도일 뿐”이며 “고인은 지난해 8월 사망해 지분이 정리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사익편취 금지 대상 상장사·비상장사 지분 기준을 20%로 일원화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태영건설은 향후 공정위 제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도 할말은 있다. 회사 측은 그간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내부거래 상대 계열사는 유니시티, 엠시에타개발, 에코시티개발 세 곳이다. 관련 지자체와의 부지개발협약으로 해당 계열사가 진행하는 시공·개발 주관사로 태영건설이 선정되면서 내부거래도 높아진 것”​이라며 “​단독의사결정권을 갖고 이뤄진 거래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유니시티는 ‘알짜 계열사’로 통한다. 창원시 일대의 부대이전과 부지개발사업의 건설, 관리, 운영 및 개발부지 분양 등을 목적으로 2010년 태영건설 지분 40%, 대저건설 20%, 4개 건설사 지분 비율로 설립했다. 태영건설은 2013년 48.46%로 유니시티에 대한 지분을 늘렸고 작년 3월 10%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종속사가 됐다.

일각에서는 유니시티를 두고 태영건설의 가장 ‘믿을맨’이라 부른다. 실제로 유니시티에 일감을 몰아주면 태영건설의 영업이익이 폭등했다. 태영건설이 지나친 내부거래 비중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2017년 부터였는데, 이 기간 내부거래 매출은 약 686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했다. 반면 그 전년도까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6~9% 사이에 불과했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사진=태영건설)

◇ 안팎에서 제기되는 ‘내부거래’ 불만

내부거래 비중 폭등의 중심에도 유니시티가 있었다. 2015년 419억원에 불과했던 거래금액이 2017년 3862억원으로 820% 폭증했다. 이 기간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6%로 절반을 웃돌았다. 실제로 유니시티를 제외하고서라도, 태영건설은 엠시에타개발이나 에코시티개발 등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하고, 이들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태영건설에 일감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실적을 올려왔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신경숙 작가의 표절문구에 빗대 ‘이미 일감몰아주기의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등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태영건설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춘다면 대규모 실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의 ‘일감몰아주기 잔재부터 털어내자’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그간 노조 측은 SBS 자회사 SBS콘텐츠허브를 통해 12년간 일감을 몰아주었다며 정작 규제 당국이 아닌 내부에서부터 ‘현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노사는 와해 분위기로 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최근에는 2대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을 포함해 상당 주주가 윤 회장의 경영권에 딴지를 놓고 있다. 특히 머스트자산운용이 적극적이다. 야금야금 태영건설 지분을 늘려가며 (현재 15.22%) 윤 회장과의 지분차를 좁히는 모양이다. 거기에다 머스트자산운용이 최근 지분 취득 목표를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가’로 전환했다. 이미 “태영건설의 지배구조를 최선의 선택으로 이끄는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게다가 3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10.2%)도 있다. 4대주주인 한국투자신탁운용(5.2%)의 지분을 합치면 총 32.82%로 30%에 미치지 못하는 윤 회장의 영향력을 압도할 수 있다. 거기에다 국민연금이 최근 스튜어드십코드 제도 도입 이후, 각 기업들의 경영상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윤 회장 측은 달갑지 않은 눈치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리자니 내부거래 비중이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고,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지분을 낮추자니 경영권이 위협되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태영건설은 현재 건설 분야와 비건설 분야 계열사를 분할하는 방법을 통해, ‘지주사’로의 개편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2대주주의 입김이 가장 강하게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사 개편은 통상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5월 열릴 주주총회가 윤 회장 측에게 고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태영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지주사 개편은 개인이나 특정 주주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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