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가업 승계 선호하는 총수들 ③ 반도그룹
[심층기획] 가업 승계 선호하는 총수들 ③ 반도그룹
  • 박종호 기자
  • 승인 2020.02.2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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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회장의 한결같은 막내아들 사랑
-한진칼 ‘경영권분쟁’ 개입은 변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옛말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기업 총수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보다 가업 승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수성가한 탓에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전문 경영인보다는 자녀들을 믿는다. 실제로 패션기업을 대표하는 형지, 에스제이, 에스제이듀코, 한세실업, 한세엠케이, 휠라코리아 등을 훑어봐도 2·3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거나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다. 물론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본지는 심층 기획취재를 통해 그 면면을 분석 보도키로 했다. <편집자 주>

◇ 2세 후계구도 작업 ‘닻 올라’ 

반도그룹은 30대 초반의 막내 외동아들에게 회사 지분을 몰아주며 2세 경영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도건설의 창업주 권홍사 회장은 다른 중견 건설사와 달리 일찌감치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반도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세워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췄다. 2대 주주는 막내아들 재현씨로 현재 반도건설 상무다. 이 부자지간은 반도홀딩스 지분을 유일하게 갖고 있다.  

반면 권 회장의 장녀인 보라씨는 경영에 전면적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반도건설의 ‘유보라’ 브랜드가 보라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러나 그는 현재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반도레저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둘째 딸 보영씨는 더 유니콘 (옛 반도주택) 대표이사로 있다. 셋째 딸 은영씨 역시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향후 반도그룹의 승계작업은 권재현 상무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권 상무는 올해 34세로, 그룹을 이끄는데 아직 경험이나 연륜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권 회장의 오른팔이자 반도건설의 2인자 역할은 사실상 장녀 보라씨의 남편 신동철 전략기획실 전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한진가 승계다툼에 개입한 반도건설 (사진=연합뉴스)

◇ 권재현 상무 VS 신동철 대표

권재현 상무와 신동철 대표가 향후 후계구도를 놓고 경쟁할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신 대표는 지배구조의 핵심인 반도홀딩스 지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가 대주주로 있는 퍼시픽산업의 자산은 반도홀딩스의 6% 수준이다. 권 상무의 경영 능력이 어지간히 신뢰받지 못하는 이상 후계구도에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반도그룹의 승계과정에서 남은 절차는 권 상무가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반도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물려받는 것이다. 사실 걸림돌은 많지 않다. 반도홀딩스가 비상장사인데다 권 상무가 차곡차곡 확보한 배당금은 향후 지분승계의 핵심 자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배구조 최상층부에 오직 총수일가만 존재하다보니 가능한 구조다.

실제로 권 상무가 2대 주주로 오른 2015년 반도홀딩스는 대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5만80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406억원에 달했다. 이에 차등배당을 통해 권 상무가 배당금 전액을 흡수했다. 이후에도 계속된 배당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권 상무가 현재 취한 배당금 총액이 500억원을 넘어섰다고 진단한다.

반도건설 CI. (사진=반도건설)
반도건설 CI. (사진=반도건설)

◇ 한진칼 승계다툼에 끼어든 배경

최근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끼어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권 상무의 승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한다면 다양한 사업 진출 기반을 닦을 수 있다.

현재 반도건설이 자회사 등을 통해 보유한 한진그룹의 지분은 8.28%. 단일주주로는 사모펀드 KCGI와 델타항공에 이어 3대주주다. 최근 조현아 부사장과 KCGI와 연합을 구상해 본격적으로 분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반도건설이 항공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에서도 반도그룹이 승계 작업을 위해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권 상무가 이를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진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제주도 정석비행장, 파라다이스 호텔 등 유휴자산이 많다. 반도건설이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개발 사업에 나서면 공사 일감 확보 뿐 아니라 호텔·레저사업 진출 기반도 가능하다.

대내외에 권 상무의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굵직한 실적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한편으로는 향후 권 상무는 건설업을, 딸들은 항공산업과 관련된 신사업을 각각 맡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본지는 반도건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홍보팀 관계자에게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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