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알리바바 外 전반적으로 썰렁한 분위기
-미국 IPO 시장은 하반기 먹구름…우버·리프트 부진 탓
-미래 성장성보다 당장의 이익에 민감해져

올해는 공유경제 기업의 처참한 IPO 실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사진=CNBC)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올해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등 초대형 업체가 상장한 데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우버와 리프트는 정작 상장 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2019년을 ‘IPO 실망의 해’라고 부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은 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 자료를 인용, 올해 최대 IPO는 256억달러를 조달한 아람코라고 전했다. 이달 초 자국 증시에 상장한 아람코의 상장규모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250억 달러)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 시가총액은 2조 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최고 시총 기업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알리바바는 홍콩거래소에 지난달 중복 상장하면서 129억달러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CNBC는 “민주화 시위로 인해 둔화된 홍콩 시장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의 우버(3위)가 81억 달러, 홍콩 증시의 버드와이저(4위)가 57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정부 소유의 우정저축은행과 선전 트랜션 홀딩스도 각각 40억 달러를 조달해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증시만 보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유니콘들의 부진을 주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우버는 지난 5월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45달러를 크게 밑돌면서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전반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리프트 역시 상장 이후 주가가 30% 이상 뚝 떨어졌다. 위워크는 지난 9월 예정된 IPO를 끝내 철회했다.

WSJ은 기업가치 과대평가, 불투명한 수익성, 기업지배구조 문제 등이 미국 IPO시장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과거나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던 IPO환경이 바뀐 것이다.

나스닥에 상장한 리프트. (사진=리프트)
나스닥에 상장 당시 자축하는 리프트의 관계자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진=리프트)

크레딧스위스의 앤서니 콘톨레온 글로벌 자본시장 책임자는 “지난해와 올해초만해도 투자자들은 IPO기업의 수익성 부족을 (지금보다) 덜 걱정했다”면서 “현재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현재 손실 규모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이는 비교적 이익 구조가 뚜렷하고 손실이 없거나 작은 의료기기업체 아반토, 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 등의 주가가 IPO이후 승승장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반면 식물성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는 한때 공모가의 9배까지 주가가 뛰었지만 10월 들어 기대 이하의 실적에 다시 곤두박질치는 등 주가가 이익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WSJ은 내년 상장이 유력한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가 실리콘밸리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주는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비앤비는 2017년 기업가치가 310억달러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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