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IPO에도 언더콘 전락 우려

핀터레스트가 18일 성공적인 뉴욕증시 상장을 마쳤다. (사진=핀터레스트)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차량공유업계 2위 리프트에 이어 실리콘밸리의 '테크 빅 2'로 꼽히는 핀터레스트와 줌이 주식시장 내 화려한 데뷔를 마쳤다.

CNN 비즈니스와 IT매체들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PINS', 줌은 'ZM'이라는 시세 표시기 명칭을 갖고 거래를 시작했다. 핀터레스트는 월드와이드웹에서 이미지를 활용해 정보를 검색하는 소셜미디어이자 모바일 앱이다.

움직이는 GIF 파일이나 동영상도 검색할 수 있다. 구글 출신 벤 실버맨, 페이스북 디자이너 에반 샤프가 2010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그동안 급성장을 거듭했다. 작년 4분기 기준 2억5000만 명의 월간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로 거듭났다. 올해 상장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으로는 단연 최대 규모 기업이다.

이에 핀터레스트의 기업공개(IPO) 공모가는 주당 19달러로 정해졌다. 애초 시장 평가액보다 다소 낮춰 15~17달러에 공모가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기대치보다는 높게 책정됐다. 핀터레스트의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11조3천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CNBC는 투자자들이 핀터레스트에 예상보다 강한 ‘식욕’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7억5천600만 달러(8천6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0% 성장했다. 연간 6천300만 달러의 손실을 봤으나 4분기에는 흑자를 냈다. 비교적 견실한 실적 흐름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줌의 공모가는 36달러로 책정됐다. 줌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화상회의, 온라인 미팅, 모바일 협업 등을 결속하는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공급을 주 사업 부문으로 갖고 있다. 대체로 수익성이 좋고 성장세가 빠르다는 평가다. 줌의 시장가치는 92억 달러(10조4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핀터레스트는 IPO 전후로 언더콘 (유니콘으로 평가받던 기업이 상장 후에는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처지를 빗댄 용어) 논란에 직면했다. 상장 이후 오히려 기업가치가 낮아지면서다. 당초 시장은 핀터레스트 기업가치를 상장 후 가치보다 2조 원 높은 13조 원으로 측정했다.

핀터레스트 몸값이 실제보다 높게 평가됐다는 근거 중 하나는 수익모델 때문이다. 핀터레스트는 매출 대부분을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데다 사업 분야를 다각화할 계획을 내놓지 못한다. 이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오직 광고 시장의 성장 덕분이다. 외신들 역시 핀터레스트도 향후 지금 같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줌도 쟁쟁한 경쟁자들과 시장 점유율을 두고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줌의 경쟁상대는 구글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MS) 스카이프(Skype), 시스코 웹엑스(WebEx) 등이다. 미래가 지금처럼 밝지는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줌의 미래도 지금처럼 밝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CNN)

실리콘밸리 ‘언더콘' 논란은 지난달 29일 상장한 리프트가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촉발됐다. 상장 직후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는 고평가 논란에 직면하면서 이후 주가는 20% 폭락했다. 이후 주가는 부침세를 거듭하고 있다.

리프트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9억 달러(1조228억 원)다. IPO를 앞둔 우버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버는 113억 달러(12조8000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30억 달러(3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실리콘밸리 기업이 대체로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몸값 부풀리기 원인으로 꼽힌다.  

일리아 스트로불라예프 영국 스탠퍼드대 금융학과 교수는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영업이익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유니콘 기업은 평균적으로 50% 정도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에는 올해 상장 최대어이자 사상 최대 규모의 IPO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공유업계 1위 우버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무려 1200억 달러(13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상장 이후는 또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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