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기업공개(IPO) 절차 밟을 예정
-상장 완료 시 기업가치 1위 등극 확실시
-국내 정유사 에쓰오일의 대주주 눈길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가 17일부터 리야드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 면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지분 중 0.5%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 IPO

아람코는 작년에만 1111억달러(약 128조원)의 순익을 거두는 등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회사’로 꼽힌다. 이에 일찍부터 상장이 거론되었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상장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 기록은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상장할 당시 기록한 250억 달러다. 이에 사우디의 실질적인 실권자로 군림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지가 대단하다. 상장으로 얻은 수익금을 바탕으로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그동안 아람코의 기업 가치(시가총액)가 2조 달러(약 2330조 원) 이상이라고 전망해왔다. 이대로라면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가 된다. 현재까지는 미국 애플이 시가총액 1조1370억달러(약 1500조 원)를 기록해 이 분야 세계 1위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람코 가치를 1조6000억∼2조3000억달러(약 2600조 원)로 전망한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등극한다는 사실만큼은 이견이 적다.

아람코는 지난 9일 발표한 IPO 계획서에서 “17일부터 투자 청약을 받기 시작할 것이며, 자사주 일부를 사우디의 개인 투자자와 걸프 지역 국민, 외국 기업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 청약은 오는 28일에 마감된다. 기관투자 청약 마감일은 내달 4일이다. 최종적인 공모가는 모든 청약절차가 완료된 후인 12월 5일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등 외국 대형 기업·기관 투자자 지분에 대해서는 “금융 고문단과의 협의를 거쳐 정하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즈는 아람코 IPO를 주도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금융기관들과의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람코의 상장이 머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로이터는 아람코의 최대 소유주가 사우디 왕실이란 점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기사를 통해 “IPO 뒤 소액주주들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배당정책을 변경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치·사회적 불안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 지정학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아람코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 9월엔 아람코의 석유생산시설 2곳이 반군의 공격을 받아 전 세계 1일 원유 공급량의 5%에 달하는 원유 570만 배럴의 생산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 에쓰오일과 아람코…경협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에쓰오일은 국내 기업이지만, 최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아람코다. 1991년 아람코가 쌍용양회로부터 에쓰오일 전신인 쌍용정유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아람코는 지분을 계속 늘려 현재 지분율이 63%에 달한다.

에쓰오일이 5조원을 투자해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준공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은 아람코 석유화학 관련 기술의 집약체다. 축구장 68배 크기인 48만5000㎡ 규모로,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 등으로 바꿔주는 시설이다. 연산 규모는 폴리프로필렌이 40만5000t, 산화프로필렌이 30만t이다.

지난 6월 열린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이 한 기업의 준공식 행사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양국 관계자들은 “에쓰오일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경제협력의 롤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경제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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