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대통령의 지난 8일~13일 인도·싱가포르방문의 주요 경제협력 대상 분야의 하나는 핀테크였다.

이른바 '신남방정책'이란 IT강국인 인도 및 차기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와 스마트시티, 바이오, 의료, 핀테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미래 신성장 동력(차세대 먹을거리)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핀테크가 시대적 대세임은 더 이상 부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대화에서는 핀테크 활성화는 곧 암호화폐에 대한 지지이고 또한 인터넷은행 활성화 곧, 은산분리(?) 아니겠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핀테크의 이해와 오해

핀테크의 대표주자는 역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블록이란 어떤 종류의 계량치, 즉 그 자체를 ‘데이터’로 불러도 좋다. 이 데이터가 저장매체로서의 원장 또는 서버에 중앙 집중화 되어 저장, 관리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P2P 방식에 기초한 개개인의 분산된 원장 또는 서버에 저장, 관리 활용된다는 개념이다. 이 기술의 최고 장점은 역시 복제 또는 변조의 불가능성에 있다.

(이미지=시암뉴스네트워크)
(이미지=Siamnewsnetwork)

이를 분산형 원장시스템으로 불러도 좋겠다. 다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복제, 위변조 불가능시스템이란 것이다. 암호화폐는 이런 복제, 위변조 불가능성을 활용하여 충분히 화폐로서 기능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기술이 반드시 확보되어야하지만 블록체인기술이 포함되었다고 암호화폐는 아니라는 뜻이다. 즉 블록체인기술이 암호화폐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시중에 암호화폐가 곧 블록체인인양 관심을 갖는 것도 의아한데, 심지어는 암호화폐를 곧 핀테크로 인식한다면 이는 큰 오류인 것이다. 이런 블록체인의 장점과 특징에 비추어, 그 무한한 응용과 대체가능성 측면에서 '블록체인 혁명'이라 부르지 않고 조금 더 큰 개념인 '핀테크 혁명'이라 불러도 크게 이의가 없다.

부연하면, 블록체인기술은 위변조가 하나의 사업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분야에선 일단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이다. 중앙컴퓨터의 데이터를 개인 단말기로 가져와 업무를 처리하는 현행의 은행업무시스템과 비교하여  ‘사고’를 대비한 여러 인적, 물적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플라스틱카드 발급의 불필요, 쓸데없는 대출서류의 발급과 확인, 평가 등등 모든 계량화된 수치를 활용하는 부문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 편의성이 있고 그렇다면 경쟁력이 있다. 이 인공지능에 대해서 수년 안에 은행업무의 10~25%를 대체할 것이라는 맥킨지(McKinsey)의 예측도 있다.

핀테크의 다른 특징의 하나는 곧 데이터다.

개인정보의 누출이라는 리스크는 다른 개념의 이야기다. 이 부분의 위험을 과장하여 거대한 편의의 흐름인 핀테크를 막아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위변조, 복제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데이터의 무궁무진한 활용은 금융소비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준다. 개인의 투자와 재무위험에 대한 컨설팅, 재무계획의 수립 등 이런 예를 든다는 것이 너무 단편적이란 느낌이 들 정도다.

핀테크 규제는 당연한 것

핀테크의 다른 특징은 역시 규제다. 금융은 규제가 가장 엄격한 산업 중 하나이고 금융 기관이 신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규제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핀테크 규제는 부정적인 개념이 아니다. 규제 자체는 당연한 것이다. 그 방향성과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내 돈과 내 개인정보를 아무 규제 없고 책임 없는 곳에 누가 맡기겠는가? 

우리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등 우리나라 인터넷 은행의 경우 그 등장과 함께 기존 거대 은행 등의 모바일서비스 강화를 강제하는 등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분명 순기능이 있었다. 그러나 이 기능을 위해 인터넷은행의 출현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핀테크를 표방한다는 인터넷 은행의 의미상 모바일 앱의 출시와 관련 모바일 뱅킹서비스 정도로 우리나라 인터넷 은행이 일을 잘해왔다, 자리 잡았다는 평가나 ‘그래도 어항속의 메기역할을 했다’는 평가는 본질을 벗어난 평가다. 인터넷 은행은 핀테크기업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 은행과 비슷한 영업방식이라면 왜 우리가 이들의 창업을 반겼는가? 

우리나라 인터넷 은행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블록체인기술의 현장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척 등을 통해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시장에 어필해야 한다. 이 원론적인 핀테크 기술과 창의성에 대한 노력과 투자는 하지 않고 현재의 기대 이하의 적자의 이유로 미비한 규제 일변도의 제도 탓만 한 채 앞으로 은산분리등의 제도 변화를 통한 증자만 되면 잘 될 것이라는 주장은 본말이 도치된 주장일 뿐이다.

또한 이런 자본 확충을 통한 대출확대, 예대마진 확대 등의 기법은 핀테크 은행의 주력 기법이 되면 안 된다. 또한 그렇게 경쟁한다면 기존 대형은행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핀테크 은행, 인터넷 은행이 다시 한 번 기존 대형은행들을 긴장시키는 날을 기대해본다.

그래서 앞으로 신남방정책의 인도나 싱가포르에 우리 인터넷 은행이 진출하여 차세대 먹거리가 되는 날을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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