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한계점 노출...씨넷 “신기할 게 없다”

CES 행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업계 최대의 행사인 소비자가전시회(CES)가 막을 내린 가운데, 무역전쟁 여파가 중국의 기술 굴기에도 확실히 타격을 주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은 올해 CES를 정리하며 “구글과 아마존 둘 중에 고르자면 막상막하이긴 한데, 구글이 더 빼어났다. 애플과 삼성도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 부스에선 그다지 신기할 게 없었다”며 아쉬운 소감을 남겼다. 

올해 CES 2019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이 중국의 제조 파워를 압도했다. 중국 업체 참가수(1251곳)가 전년 대비 22% 감소한 까닭이다.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화웨이는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샤오미는 아예 불참했다. 한국 기업들은 틈새를 적절히 파고들며 참가 업체 수가 지난해 217곳에서 올해 338곳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 한국 업체들은 ‘반사이익’ 

애플과 삼성은 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TV 분야 협업을 공개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올해 말부터 삼성 TV와 아이튠스가 연동된다는 식이다. 애플은 LG·소니·비지오 등 북미시장 점유율이 높은 3개 TV 업체도 협업 파트너로 삼았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TV 3·4위 업체인 중국의 TCL·하이센스는 애플과의 협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중국 기업을 배제한것은 트럼프식 통상 정책이 승리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미국이 특허권 문제 등으로 중국을 더 압박할텐데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은 이번 CES에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잇따라 로봇을 내놓으면서 쇼 기간 내내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 올레드 TV는 'CES 최고 TV(Best TV Product)'로 선정됐다. 두루말이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방식의 TV인데,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화면을 말았다 폈다 할 수 있는 ‘엘지 시그니처 올레드TV R’. 사진 왼쪽이 화면의 일부만 편 ‘라인뷰’, 오른쪽이 완전히 편 ‘풀 뷰’다. (사진=LG전자)<br>
화면을 말았다 폈다 할 수 있는 ‘엘지 시그니처 올레드TV R’. (사진=LG전자)

中 신제품 완성도는 '기대 이하'

중국 ‘로욜’이 내놓은 폴더블 폰은 눈에 띄는 하드웨어였지만, 다소 투박했다. 화면이 펼쳐진 상태에선 다소 힘을 강하게 줘야 스마트폰을 구부릴 수 있었다. 접었을 때 화면이 바깥쪽(아웃폴딩)을 향해 2개가 되는 점도 불편했다는 평가다.  

TCL이 내놓은 ‘더 시네마 월’ 역시 삼성이 마이크로LED 기술을 도입한 벽걸이형 TV ‘더 월’ 대비 화질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스카이워스가 내놓은 8K OLED TV도 LG전자 제품 품질면에서 뒤진다는 박한 평가가 받았다.

한 한국 기업 임원은 “중국의 제조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과 비슷할 정도로 따라왔지만,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더이상 예전같은 비약적 성장은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따라잡는 것과 앞서가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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