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시장,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
플랫폼 시장,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
  • 박종호 기자
  • 승인 2019.01.03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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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애플 등 잇따라 OTT 사업에 뛰어들어
-유튜브는 2020년까지 콘텐츠 무료화
-넷플릭스의 시대 지고 있다는 분석 나와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적극적인 행보 보여
넷플릭스의 시작 화면.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시작 화면. (사진=넷플릭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올해에는 플랫폼 시장을 둘러싼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된다. 넷플릭스에 대적하기 위해 월트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내년 잇달아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행보에 예의주시하며 전열을 정비하던 국내 플랫폼 업체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사수에 나설 전망이다.

경쟁의 격화는 불가피하다. 월트디즈니가 자체 OTT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선보이고, 애플도 아이폰 및 아이패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통신회사 AT&T도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해 자체 플랫폼을 만든다. 유튜브는 그동안 유료로 제공하던 ‘유튜브 프리미엄’을 2020년까지 무료로 전환한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지상파 콘텐츠들을 흡수하며 강력한 로컬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 필리핀 상륙한 디즈니라이프

현재 디즈니는 풍부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11일 밥 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의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이름은 디즈니 플러스”라면서 “내년 <겨울왕국2>를 포함해 다수의 신작으로 무장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픽사는 물론 마블과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도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출시가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2015년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 서비스되고 있는 디즈니 라이프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 5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필리핀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넷플릭스를 연상케 하는 콘텐츠 배치와 알고리즘이 눈길을 끈다. 헤쉬 사맛(Mahesh Samat) 매니징 디렉터는 "필리핀 소비자들은 소셜 미디어에 특화됐으며 매우 적극적인 소비자"라고 평가했다.

올해 필리핀에 출시된 '디즈니 라이프'. (사진=디즈니라이프 바탕화면)
올해 필리핀에 출시된 디즈니 라이프. (사진=디즈니라이프 바탕화면)

디즈니는 내년 넷플릭스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세븐파크의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디즈니 콘텐츠의 시청비율은 지난해 8%에서 올해 12%로 늘었기 때문이다. 디즈니 콘텐츠가 전부 빠져나갈 시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점유율 아성도 흔들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픽사, 마블 코믹스, 루카스 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해 온 디즈니는 현재 전 세계 인기 상품인 ‘어벤져스’ ‘스타워즈’ ‘아바타’ ‘에이리언’ 시리즈 등의 판권을 갖고 있다. 여기에 북미 최대 스포츠채널 ESPN 역시 보유하고 있어 방대한 자체 콘텐츠를 자랑한다. 디즈니는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며 미국 내 3위 OTT인 Hulu 지분 60%를 확보하기도 했다. 

◆ 유튜브는 프리미엄 콘텐츠 무료화...애플·AT&T도 참전

인터넷 정보 소비의 행태를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 유튜브는 차별화 전략을 가다듬는다. 프리미엄 콘텐츠 무료화 작업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2020년까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무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료로 전환하는 대신 콘텐츠에 광고가 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 측은 “2019년 유튜브는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광고 기반 서비스로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은 크리에이터들의 소통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료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고객은 현재와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한다. 

유튜브는 ‘무료 공급’을 통해 팬들이 유튜브 오리지널에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뮤직비디오 등 음악 관련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튜브답게 앞으로도 아티스트 등과의 협업을 거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유튜브는 한국에서도 방탄소년단(BTS)이나 빅뱅과 함께 예능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애플도 내년 초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인다. 하드웨어 기기의 팬덤이 강고한 애플은 동영상 서비스 외에도 음악, 읽을거리 등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애플은 올해 초 한 달에 9.9달러(약 1만1000원)를 내면 내셔널지오그래픽, 빌보드, 뉴스위크 등 약 200개의 유력 잡지를 볼 수 있는 서비스 ‘텍스처’를 인수했다. 텍스처는 ‘잡지계의 넷플릭스’로 불린다. 또 애플 뮤직은 다양한 나라의 음악을 다수 보유해 현재에도 충성도 높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잡지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텍스처가 애플에 인수되었다. (사진=텍스처)

AT&T 역시 내년 말까지 워너미디어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자체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할 계획이다. AT&T는 미국 2위 통신 사업자로 HBO, CNN, 카툰 네트워크 등의 미디어 사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타임워너가 공급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원더우먼’ ‘왕좌의 게임’ ‘프랜즈’ 등이 서비스 목록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의 질과 양으로 보았을때, 넷플릭스나 디즈니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 경쟁자가 껄끄러운 넷플릭스

넷플릭스 입장에선 다수의 인기 콘텐츠를 확보한 경쟁자들의 등장이 껄끄럽다. 올 3분기 넷플릭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는 여름 대비 하락세다. 올 6월 미국 나스닥에서 넷플릭스의 주가는 한때 400달러를 넘겼다. 그러나 현재는 200달러대 후반을 맴돈다. 성장 기대감이 떨어졌다는 의심도 있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증가율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느라 부채도 빠르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기업들은 어느 정도 성장권에 올라서면 그 외 국가에서 이용자 수가 늘어야 한다. 페이스북의 성장도 이런 순서로 진행됐다”며 “그러나 올해 아시아에서의 성장이 부진했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역시 과도했던 기대감에서 벗어나 적정 수준을 찾아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성장하지 않는 게 아니라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라며 “그래도 넷플릭스는 아직까지 업계의 리더”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넷플릭스로 모였겠지만, 2019년에는 넷플릭스 외에도 다수의 OTT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구독자의 행방이 어떻게 갈릴지 알 수 없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기존 방송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여성 관련 콘텐츠라거나 남미, 아시아계의 이야기를 다수 끌어왔고, 이런 시도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지만 이러한 타이틀은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진 OTT가 결국 업계의 왕좌에 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신규 경쟁자들은 자신만만하다. 이미 대중에게 검증된 다수의 독자 콘텐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지상파방송의 OTT 서비스인 푹(POOQ)에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 POOQ에 투자하며 지상파와 연합

작년에는 잠잠했던 국내 업체들도 올해는 연초부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대표적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개발한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의 ‘푹(pooq)’을 합쳐 유튜브,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를 키울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가 공동 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텔레콤이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하는 계획도 포함되었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푹을 서비스하기 위해 지상파 3사가 투자해 설립되었다. MBC와 SBS가 각각 지분 40%, KBS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합으로 옥수수에서 지상파 실시간 방송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킬러 서비스’로 미디어를 꼽고 있다. 지상파 실시간 방송과 콘텐츠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옥수수에 결합해 동영상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푹은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티빙, 옥수수 등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SK텔레콤과 손을 잡으면서 콘텐츠 투자 여력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SK텔레콤이 보유한 신기술 접목도 가능해졌다. 장기적으로 푹과 옥수수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합쳐질 수 있다. 이 경우 넷플릭스나 등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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