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현재 ‘옥수수’와 ‘푹’을 합한 통합 플랫폼의 성장 방안에 고심 중이다.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서는 콘텐츠 강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역으로 플랫폼의 경쟁력이 확인돼야 콘텐츠 사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SK텔레콤은 MBC와 함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100편의 다큐멘터리를 공동으로 제작한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과 방송3사 사이에 다큐멘터리 외에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제작을 위한 협의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호 사장이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조기에 플랫폼을 안착해 더 많은 콘텐츠 공급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21일 ‘방송통신 신년인사회’에서는 “CJENM이나 종편 JTBC 등과도 조율에 나설 뜻이 있다”며 “많은 콘텐츠 제작사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사장과 지상파3사들은 거대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하자는 데 뜻을 모아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지상파3사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SK텔레콤이 자본과 운영을 맡는 식이다. 하지만 미디어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보여주듯 넷플릭스의 자금력은 SK텔레콤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가령 넷플릭스는 지난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9조 원을 넘게 투자했다. 2016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뒤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입한 금액만 해도 영화 ‘옥자’, 드라마 ‘미스터선샤인’·‘킹덤’ 등 1700억 원에 이른다. 옥수수-푹 통합 플랫폼은 2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박 사장은 넷플릭스에 대항할 해답으로 지상파3사 외에 다른 콘텐츠 업체들의 참여에서 찾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N, OCN, JTBC 등 케이블 채널 콘텐츠가 없다면 이용자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굵직한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CJENM은 자체적 플랫폼 ‘티빙’에서 음악채널 엠넷, 드라마채널 TvN 등 CJENM 대표 채널을 활용해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티빙의 한류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하는 ‘글로벌티빙’도 시작했다.

카카오M 역시 자체 플랫폼은 없지만 계열사인 카카오TV와 카카오페이지 등의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통합플랫폼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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