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신동빈 체제’로 기울면서 대대적인 변화 바람…소통문화 조성하고 중소기업상생도 적극적

▲ 롯데그룹(사진 롯데그룹 공식홈페이지)

[비즈온 박홍준 기자] 롯데그룹이 후계구도가 사실상 신동빈 회장 ‘원톱시대’로 굳어지면서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기업문화의 ‘색깔’을 지우면서 점차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1월 사장단회의에서 “그룹 차원에서 잘한 일은 잘했다고 알려야 한다”고 말한 이후 경직된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있다. 그동안 변화를 거부하고 직원들에 짜다는 롯데기업문화에 개혁과 소통, 근무환경개선노력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 롯데 신동빈 회장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은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거의 상실한데다 고령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 그룹경영권은 차남 신동빈 회장으로 기울었다. 롯데 후계구도가 신동빈체제로 사실상 굳어진 것이다.  

신격호 총괄회장,롯데제과 등기이사서 물러나

신 총괄회장은 곧 롯데제과와 호텔 롯데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 중요경영정책결정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황각규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1967년 설립된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이다. 롯데제과는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과 함께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롯데제과는 현재 남아있는 롯데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 67개 가운데 54개 고리에 포함돼있다.

신 총괄회장은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 25일 열릴 호텔롯데 정기 주총 안건에 ‘신 총괄회장의 등기이사직 재선임의 건’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롯데그룹은 많은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 동빈 회장 체제로 명실상부한 세대교체를 하게되는 셈이다.

롯데후계구도가 신 회장 쪽으로 일단락되는 것을 전후해 롯데의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기업환경변화와 더불어 변하지 않고 종래의 폐쇄적인 보수성향의 기업문화를 유지하는한 성장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그룹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답답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들정도의 기업문화의 색깔을 바꾸기 위한 17개 실천과제를 마련, 그중 8개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8개 과제에는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보고 및 회의 최소화 ▲장기관점 평가 지표 도입 ▲바람직한 리더상 재정립 ▲조직 성과의 실질적 공유 시스템 구축 ▲그룹내 직원 관련 우수 제도·프로그램 정례적 발굴 및 공유 ▲그룹 차원의 일체감과 소속감을 제고할 수 있는 행사 마련 등이 포함돼 있다.

짠 기업’의 오명도 벗자

외부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파트너사와 수평적 관계 강화, 파트너십 회복을 위한 임직원 체질 개선, 파트너사 소통 채널 구축 및 상호 교류의 장 마련, 청년일자리 창출 강화 등의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재벌그룹 중에서 직원들에 대한 짠 보수로 정평이 나있는 롯데는 후한 기업대열에 참여하기 위해 직원들의 근무환경개선과 복지확충에도 적극 나섰다. 몇몇 사례에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임직원 복지 강화를 위해 전 계열사에 ‘라이프사이클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임직원들의 결혼, 출산, 자녀결혼, 은퇴 등 개인 생애주기 및 연령별 요구에 맞춘 복지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그 중에는 7개의 어린이집을 추가로 개소해 청·장년기 직원들의 보육 걱정을 덜어주는 것도 들어 있다.

직원 개인별 자산분석 및 투자계획 설계를 해주는 ‘롯데 패밀리 재무설계 프로그램’도 시행됐다. 지난해 7월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전 그룹사의 할인제도가 일괄 탑재된 '롯데 패밀리 W 카드’가 출시돼 카드를 소지한 롯데 임직원은 각 계열사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산하 유통계열사나 롯데홈쇼핑 등의 ‘갑질’을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중소기업과 상생에도 전에 없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파트너사를 돕기 위한 상생펀드를 운영해 저리로 대출을 해주거나 이자를 자동 감면해 주는 상생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판로를 확대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돕기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추진해 가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글로벌 생활명품 매장’을 마련, 이 곳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디자인 상품이나 아이디어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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