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 입찰 비리 SBS 보도
-반복되는 방만 경영, 직원 비리…개인 일탈?
-혈세 낭비 반복 중…자정 능력 대체 어디에?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공단.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언제까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야 할까? 공공기관 건전성에 관한 이야기다. 매해 연말 주로 국감을 앞두고 공공기관 방만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른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비리 역시 단골 주제다. 그렇다. 공공기관의 건전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공기관은 무엇일까? 공적인 목적의 수행을 위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해 설립된 법인단체가 그 사전적 의미일 것이다. 흔히 뒤에 ‘공사’ 또는 ‘공단’ 등을 포함하는 누가 들어도 직관적으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기관명을 갖고 있다.

최근 SBS의 잇따른 보도도 공공기관에 관한 내용이었다. 공공기관인 건강보험공단 전‧현직 직원 3명이 특정 업체에 사업을 몰아주고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보도였다. 구체적으로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대형 전산개발 업체 두 곳에 지인을 위장 취업시켜, 월급 명목으로 두 회사에서 매달 200여 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이 같은 보도 이후 건강보험공단은 현직 직원 2명을 직위 해제했다.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에서도 유사한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 SBS 보도 내용이다. 지난 2015년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발주한 10억원 규모의 전산개발 사업 수주 과정에서 실무 직원 9000여 만원의 뒷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아연할 일은 이 같은 비리가 만연하다는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SBS에 “엄청나게 많이 하죠. XX, XX, XX 이런 애들은(업체들은) 거의 매년 100억, 200억씩 사업을 하는 애들이거든요. (거기 비리가) 컸으면 컸지…”라고 밝혔다.

물론 해당 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례를 공공기관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할 순 없다는 지적이 있을 것을 안다. 그러나 잇따라 불거지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이에 따른 물의, 심지어 공공기관의 운영비와 사업비가 국민 혈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일부 기강행이 직원의 일탈이며 이를 성실히 종사 중인 대부분의 선량한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반대로 언제까지 일부의 부도덕한 직원의 일탈로 선량한 직원들이 부담을 져야 하는 지를 묻고 싶다.

핵심은 공공기관의 자정 능력에 대한 의문이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이를 가능케 하는 관습 또는 관행이 이미 뿌리 깊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결국, 공공기관의 반복되는 일탈과 방만 경영은 이 같은 관행 및 관습을 뿌리 뽑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SBS 보도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 공공기관 입찰 관련 비리가 이뤄지는 형태에 따라 빈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달청에서 입찰 참여 업체를 평가하는 조달 입찰보다 공공기관이 직접 평가하는 자체평가에서 이런 비리가 많다는 설명이다.

혈세로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이 정당한 업체 평가를 거치지 않고 검은돈을 챙긴 일부 직원이 좌지우지해도 되는 것일까? 유사한 비리가 반복될 때마다 해당 직원만 처분하고 공허한 재발 방지 구호만 외치는 것이 정답일까?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 직원을 처벌하고 지켜지지 않을 약속만 한 뒤 모르는 척할 것인가? 단 한 번이라도 기관장이 직접 국민에게 사죄를 표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직접 약속한 바 있던가?

직원들과 보도자료 뒤에서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는 게 일수다. 그저 스펙 쌓기, 임기 채우기 식의 자세로는 공공기관 비리 근절은 요원하며 국민 혈세만 낭비된다. 자정 능력을 잃은 공공기관 개혁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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