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네이버·카카오 ‘표리부동’

네이버가 오는 10월 세종시에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부지조성에 착수한다. 카카오도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트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올해 정식 절차들을 마무리 짓는 대로 오는 2021년 건립에 착수한다. /네이버
네이버가 10월 세종시에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부지조성에 착수한다. 카카오도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트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올해 정식 절차들을 마무리 짓는 대로 오는 2021년 건립에 착수한다. (사진=네이버)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골리앗’ 네이버와 ‘다잇’ 카카오의 덩치가 더 커질 전망이다. 포털 검색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 영역을 장악해온 양사는 전자상거래, 부동산, 금융, 뉴스 콘텐츠, 블로그, 광고 영역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강력한 포식자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보통신(IT) 업계와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해 업무효율성을 높인 업무용 툴 ‘카카오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 구축은 불가피한 일이 됐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시장 관계자는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더욱 뛰어난 AI를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수용할 만한 데이터센터는 IT 기업들에게 필수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용자 현황. (사진=아이지에이웍스)

◇ ‘다잇’과 ‘골리앗’ 싸움?

시총 50조 기업 네이버는 창립 20여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1997년 2월 이해진, 권혁일, 김보경, 구창진, 오승환, 최재영, 강석호 등으로 구성된 삼성SDS의 사내 벤처에서 ‘웹글라이더’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98년 1월에 분리된 네이버컴 주식회사에서 운영하다가 2000년 자회사인 한게임과 합병해 NHN이 됐다. 

이후 재분리해 현재 네이버가 됐다. 시장 점유율 1위의 포털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검색 점유율 59%을 기록,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들를 확보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 기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은 기업의 성장을 가져왔지만, 이 회사를 둘러싼 잡음도 존재한다. 전자상거래, 부동산 등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집어삼키는 공룡. 실질적인 뉴스 권력으로 각종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너무 커져버린 영향력 탓에 독과점 논란과 사회적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요컨대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은 물론, 소규모 인터넷 사업자부터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까지, 또 네이버 뉴스 채널을 활용하던 언론사 역시 네이버에 종속적인 파트너가 돼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디어나 언론을 상대로 보이지 않는 위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자신들은 언론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카카오M은 카카오TV 출범에 앞서 수많은 제작사와 기획사와 인수합병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사진은 김성수 카카오M 대표. /카카오M 제공
카카오M은 카카오TV 출범에 앞서 수많은 제작사와 기획사와 인수합병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사진은 김성수 카카오M 대표. (사진=카카오M)

◇ 독과점, 경쟁 과열 등 우려

상대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약한 ‘카카오’(Kakao)는 카카오톡 운영업체인 카카오를 흡수합병해 네이버를 견제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을 운영했던 회사로 1995년 설립됐고,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해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을 거쳐 현재의 ‘카카오’(Kakao)가 됐다. 1997년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 서비스였던 ‘한메일’, 1999년 ‘다음카페’ 등은 메일, 커뮤니티 등의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켰다. 

합병 이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공하던 서비스들은 합병 이후 카카오 포털부문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담당하고 있다. 이로서 시총 34조원이 넘는 거대 코스닥 기업이 됐다. 그러나 정체성을 보여줄 핵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카카오TV를 공식 출범했다. 굴지의 기획사와 제작사 스타 PD들을 거느린 어마어마한 크기의 플랫폼이다. 문제는 굴지의 기획사와 제작사를 섭렵해 몸집을 키웠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독과점, 경쟁 과열 등 수많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V가 어떤 수익 모델을 만들지 궁금하다. 위협적이긴 하지만 디지털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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