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한화생명 올 상반기 순이익 규모 개선
-보험영업, 자산운용 정석대로 보수적 경영 전략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는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와 시장포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악재까지 발생한 상황. 결코,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 속에서 생명보험업계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각 생명보험사의 보험영업 실적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생명보험업계의 현재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한화생명은 자산 기준 생명보험업계 2위사다. 1위 삼성생명과의 차이가 크게 나지만 지난 2016년 자산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을 지속 중이다. 다른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한화생명 역시 생명보험시장의 성장 둔화 및 저금리, 코로나19라는 악재를 겪고 있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은 보험영업의 외형적 성장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다.

◇ 주식시장 호황 맞아 당기순이익 개선

한화생명의 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125조 779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7조 324억원 대비 8조 7472억원 7.4% 증가했다. 지난 2016년부터 생명보험업계 2번째로 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며 ‘자산 100조 시대’를 연 뒤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생명은 업계 2위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만큼 영업 조직의 몸집 역시 크다. 올해 6월 말 기준 점포 583개, 대리점 204개다. 점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개가 줄었지만 대리점은 21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속 설계사 조직은 1만 9304명으로 전년 동기 1만 7877명 대비 1427명 7.9% 늘었다.

상반기 한화생명은 결과적으로 17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보장성보험 위주 상품 판매와 이에 따른 사차익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주시시장의 호황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변액보험 펀드가치 하락에 대비해 고객 원금 보전 목적으로 미리 적립하는 돈) 환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934억원 대비 824억원 88.2% 증가한 것이다.

한화생명 역시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열악한 시장 환경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보험시장 포화와 저금리는 1, 2년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저출산이라는 중대한 국면도 맞이한 지 오래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지난해와 비교해 초회보험료(일반계정)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 증대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지난해와 비교해 초회보험료(일반계정)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 증대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 보험영업, 자산운용 모험보단 안정 추구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지난해와 비교해 초회보험료(일반계정)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 증대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상반기 생명보험업계를 시끄럽게 한 선납수수료 제도와 이에 따른 방카슈랑스채널 과열 경쟁에 휩쓸리지 않은 모양새다.

상반기 한화생명의 일반계정 초회보험료는 283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2775억원과 비교해 55억원 2.0% 증가했다. 가장 많은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인 판매채널은 방카슈랑스채널로 해당 기간 1508억원이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 1494억원 대비 0.9% 증가해 사실상 매출 규모를 유지했다.

설계사채널은 996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이며 전체 판매채널 두 번째로 비중이 높고, 지난해 상반기 943억원 대비 5.5% 초회보험료 규모가 커졌다. 한화생명은 판매채널 활용 비중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비중은 53.2%, 설계사 비중은 35.1%다. 일시납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는 205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99억원 대비 2.5% 소폭 상승했다.

자산운용의 안정성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말 45%였던 국내 장기채 비중은 올 6월 말 기준 52%로 확대됐다.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자산 듀레이션 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23년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지급여력제도가 시작되면 듀레이션 갭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장기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코로나19로 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국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에 있어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한화생명은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에 있어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 보수적인 영업 전략…축소한 초회보험료

한화생명은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에 있어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가 대형화할수록 경영 전략은 보수적으로 운용된다. 기본적으로 보험산업 자체가 ‘롱텀 비즈니스’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영업, 자산운용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생명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업계는 오는 2023년 예정된 새 회계기준 도입과 이에 따른 감독 기준 변화에 대비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전략으로 생명보험업계의 매출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는 점이다.

한화생명 역시 마찬가지로 신계약 매출이라고 할 수 있는 초회보험료 규모가 이전과 비교해 대폭 줄어들었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자신 100조 시대를 달성했던 2016년 6월 말 기준 일반계정의 초회보험료 규모는 1조 1450억원에 달했다. 당시 한화생명은 방카슈랑스채널을 통해 고금리 양로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 이를 바탕으로 전체 24개 생명보험사 중 가 일반계정 초회보험료 규모 업계 3위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새 회계기준 도입 등의 문제로 과거와 같은 초회보험료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과거와 같은 영업 방식을 구사한다면 심각한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초회보험료 규모의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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