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배터리 시장 이끄는 국내 배터리社

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전세계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다. LG화학은 특히 독보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LG화학은 1위에 등극했다. 이어 삼성SDI가 4위, SK이노베이션은 6위다. 

◇ 불황에도 호실적 낸 1위 LG화학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0.5기가와트시를 기록했다. 이에 82.8%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년 동기 4위에서 1위로 등극했다.

배터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생명과학도 전개하고 있는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배터리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터리 사업이 전체 사업 중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치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LG화학의 전체 매출은 13조 6640억원이다. 이 중 배터리 부문 매출이 5조 840억원으로 37.2%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터리 매출 비중은 30.8%였다. 2018년엔 24.4%였는데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상반기 매출액 중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이 13.3%(1037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원래 주력으로 하던 사업인 석유화학의 비중은 줄었다. 석유화학의 비중(매출)은 2018년 61.2%, 지난해 55.3%, 올 상반기 49.3%로 감소세다. 첨단소재 사업은 7.8%, 생명과학은 2.3%으로 상대적으로 비주력 사업이다.

석유화학은 업계 불황인 만큼 앞으로 배터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해외 배터리 공장에 올해 상반기 무려 1조 714억원의 투자를 감행하면 배터리 부문 생산 능력은 14조원 규모로 늘어난다. 작년 대비 절반 이상 생산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LG화학이 지난해까지 가진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은 2만4000여 건이다. 아울러 지난해 1조3000억원 정도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전지와 바이오 등에 투입했다.

LG화학 연구원. (사진=LG화학)

◇ ‘배터리 특허권 분쟁’ 최대 변수

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전지, 바이오 영역을 포함한 중장기 R&D 과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긴 충전 시간을 대폭 개선하는 프리미엄 전기차용 양극제 등을 개발해냈다.

그 결과, LG화학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업계 유일한 실적 호조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 131.5% 상승한 기록이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나 올라 419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배터리 특허권 분쟁’이 변수다. 현재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재판부는 27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청구와 함께 합의 파기 관련 1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LG화학에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양사 간 이뤄진 2014년 10월 합의 내용에 LG의 미국 특허 부제소 이유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는 LG화학의 ‘특허독립과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미국에 낸 소송과 한국에서의 소송 대상은 별개’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판결이 10월 결정이 내려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지만 LG화학 입장에선 의미가 있는 일이다.

배터리를 들고 있는 연구원.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들고 있는 연구원. (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역량 집중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부문을 주력으로 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배터리 후발주자인 회사지만 배터리에 역량을 더욱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한 자회사(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가치 3조~5조원을 지닌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외에 SK는 SK바이오랜드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했다. SK는 앞서 전기차 핵심 소재를 제조하는 넥실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룹사 차원에서 미래차 모빌리티에 주력으로 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직격탄 등으로 매출 난조를 보였다. 1분기엔 1조7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는데 2분기에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는 석유제품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이 회사의 매출은 2분기 7조 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35%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1분기 1조 775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연이은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국내 배터리 3사 CEO를 모두 만나면서 화합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을 보면 미래산업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소송 결과에 따라 양사의 희비는 엇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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