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수소생산시설 계약자 선정
-토종 기술 있는데 日기술 선택

현대로템이 출고한 이집트 카이로 전동차. 사진은 기사와 무관. (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출고한 이집트 카이로 전동차. 사진은 기사와 무관. (제공=현대로템)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현대로템이 강원도 삼척에 들어서는 수소생산시설을 일본 기술로 짓겠다고 하자 욕(?)을 먹고 있다. 3일 조달청으로부터 이곳 갈천동 일대에 수소개질기(생산시설) 2대를 설치하는 계약자로 선정된 현대로템은 자체 기술이 아닌 일본 오사카가스에서 수소추출기 기술이전을 받아 입찰에 참여했다. 

총 1450억원이 들어가는 강원도의 수소도시 사업은 국비 770억원과 지방비 330억원, 민간자금 350억원 등이 포함된다. 사업이 결국 일본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특허권과 저작권 또는 산업재산권의 사용료를 로열티라 한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일본수소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안정된 가장 선진화된 기술이고, 국내 기술은 아직 상용화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6일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이 고효율 수소생산 원천기술이 개발됐다고 발표했으나 연구원 자체 테스트외 상용화 실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다른 중소기업 역시 독일, 캐나다 등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며 “당사는 일본 수소기술을 이전받아 완벽히 국산화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현대로템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세금낭비란 지적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 국가 주도 수소경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주요 인프라 조성에 일본으로 로열티가 들어가는 것이 눈엣가시처럼 여길 이들이 많다. 정부출연기관인 에기원이 200억원대 투자로 개발한 수소생산기술도 입찰에서 밀렸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수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200억원을 들여 개발한 국산화 기술이 입찰평가에 밀린 것은 의아하다”며 “오사카가스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기업도 국내 수소업계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번 입찰결과가 시장을 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의 지배구조는 3월말 현재 최대주주가 현대자동차로 지분 43.3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 기아차의 최대주주는 현대차의 순환출자 구조로 얽혀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