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구지은’ 집안싸움 주목

아워홈 빌딩 외관. (사진=아워홈)
아워홈 빌딩 외관. (사진=아워홈)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범LG가’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취재결과, 사보텐 돈가스 등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캘리스코는 최근 법원에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아워홈의 식자재 공급중단 금지를 막아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예정대로 10월 12일 사보텐의 재료 공급이 끊긴다. 

◇ 심상치 않은 ‘범 LG가’ 집안싸움

캘리스코와 아워홈은 8년간 상품공급 계약을 맺고 묵시적으로 갱신해왔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워홈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양사의 관계는 왜 틀어졌을까. 재계는 LG그룹의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에서 이른 바 ‘남매의 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핵심은 경영권 승계다. 최근 동생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와 오빠인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간의 불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막은 이렇다. LG의 3남인 구자학 씨와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둘째 달 이숙희 씨가 결혼을 해서 구본성 부회장이 태어난다. 이 구 부회장이 아워홈의 대주주다. 이와 함께 구자학-이숙희 씨의 3녀 1남 중 막내 넷째 딸 구지은 대표가 경영에 조예가 높아서 사보텐과 아워홈에 깊이 관여를 해왔다.

현재 비상장사인 아워홈에서 구본성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의 지분은 각각 38.56%, 20.67%다. 그런데 후계자 승계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생기면서 구본성 부회장이 구지은 대표가 하는 사보텐에 물품 공급을 중단해버렸다. 그러는 바람에 사보텐의 재료가 공급이 끊겼다는 얘기다.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이사(왼쪽)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이사(왼쪽)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 남매 싸움에 사보텐 ‘등 터지네’

이 같은 재계의 판단이 사실이라면 사보텐 점주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지경이다. 잘 알려진 대로 사보텐은 일본에서 나온 음식이다. 돈가스 자체가 일본 메이지 유신의 국민 건강용 식품이다. 그래서 일본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가뜩이나 일본 음식이 아니냐며 고통을 받고 있는데, LG가의 남매 전쟁으로 인해서 사보텐까지 저주를 받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아워홈 한 모 홍보팀장은 “현재 캘리스코 측으로부터 가처분 신청이 접수되어 검토 중에 있다”며 “불합리한 상황들로 인해 거래중단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덧붙여 “내달 12일 캘리스코와의 계약 만료일을 앞두고 우리 측(아워홈)의 개선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보텐’ 등의 납품을 끊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 측은 다만 이번 법원의 가처분 신청과 ‘구본성-구지은’ 간의 경영권 승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2년 전 구지은 대표의 요청대로 아워홈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당시 그가 두 언니(구미현(19.28%)·구명진(19.6%)의 우호지분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결과는 안건 부결, 구본성 부회장에 대한 재신임으로 끝났다. 당시는 구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세 자매가 합심하면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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