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속 잊힌 과오

맥도날드. (사진=픽사베이)
맥도날드.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국내 유력 매체들이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재단(RMHC)’이 개관됐음을 최근 언급하며 앞다퉈 대서특필했다. 

매일경제 종합편성채널 ‘MBN’은 “소아암 환자 가족 위한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개장”이라는 헤드라인(제목)과 함께 맥도날드는 글로벌 비영리 재단인 ‘한국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채리티’의 가장 큰 후원사 중 하나로, 해피밀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등 하우스 건립을 후원해왔다고 보도했다.

또 ‘부산MBC’는 “국내 1호 ‘로날드맥도날스 하우스’ 양산에 개소”를 제목으로 뽑는가하면 ‘뉴시스’는 “오늘도 맥도날드 먹는다, 다음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위해”라는 제목을 택했다. 이밖에도 국내 유수의 인터넷 매체들이 RMHC하우스 개장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 RHMC에 어린이 메뉴 ‘해피밀’ 판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 전국 레스토랑에 모금함을 비치하는 등 하우스 건립을 지속해서 후원해 왔고, 매년 자선 바자회를 열어 하우스 건립에 힘을 보탰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이 “수년간 염원해온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문을 열게 됐다”며 “앞으로도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와 환아 가족들을 돕겠다”는 인터뷰 내용도 실었다.

◇ 3년 전 풀리지 않은 실타래

여기까지만 보면 훈훈한 미담 사례다. 그러나 단순히 미담 사례로 끝나기에는 한국맥도날드의 지난 과오가 너무 크다. 2016년 9월, 한국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은 뒤 이른 바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린 시은(가명)이는 3년째 투병 중이기 때문이다.

시은이는 HUS는 대장균이나 이질균 등에 감염된 뒤 급격하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매일 10시간씩 복막투석치료를 받으며 고통 받는 만 7살 아이를 보고 있는 엄마 최은주씨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저는 너무나 무서운 게, 이 사건이 잊히고 있는 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는 앞서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서울고등검찰과 서울고등법원에 항고 및 재정신청을 제기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한국맥도날드로부터 어떠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했다. 

다만 햄버거 패티를 납품한 업체 대표와 직원 3명은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해당 업체는 패티에서 ‘시가독소’가 나왔었다. HUS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이와 관련, 최 씨는 지난해 11월 SBS와의 인터뷰에서 “업체에 잘못을 다 돌리고, ‘한국맥도날드’에겐 죄를 안 묻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했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 치는 일이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아서 경각심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덧붙여 “다른 아이들은 절대 이렇게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재수사 하겠다”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약속을 뒤로한 채 국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내고 기약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 검찰과 정부가 나서 햄버거병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취지다. 아직 ‘햄버거병’ 사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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