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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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삼성전자, SK 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업계 ‘톱 3’로 일컬어지던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사의 ‘이상한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올해 초 업계 최초로 감산을 선언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지난달부터 돌연 생산과 투자계획을 늘리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불황이 1년간 이어지면서 D램과 낸드 메모리의 매출량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달 21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상위 15개 반도체 회사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사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각각 30% 넘게 급감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올해 초 마이크론 사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결정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달 갑자기 싱가포르에서 낸드 공장을 신규 가동했고, 또한 D램 생산 라인을 증설할 것이라고 밝혀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라인 증설에 투입되는 자금은 약 127억 달러(약 15조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 선언 후 두달 만에 큰 투자와 생산 선언이 이어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마이크론 사가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가올 반도체 시장 호황기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다가올 시장 반등시기를 노려 업계 장악력을 확대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내 증권업계도 머지않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의 한 분석가는 "곧 5G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로 메모리 수요는 확실히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마이크론 사의 아이러니한 행보도 이러한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쯤으로 예상되는 시장 재반등 시기에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확실히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마이크론 사는 최근 기존 제품보다 40%가량 성능이 좋아진 16Gb(기가비트) DDR4 D램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자신감이 붙은걸까, 두달 만에 생산 계획을 완전히 틀어버린 마이크론 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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