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어

SSG닷컴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사진=신세계그룹)
SSG닷컴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사진=신세계그룹)

대한상공회의소가 매 분기마다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보면 올3분기도 ‘93’으로 조사되어 17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 100에 미달한다는 것은 낙관보다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은 대형마트의 실적 발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도 지난 2분기, 사상 최초로 적자를 보인 가운데 롯데마트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상장사인 홈플러스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위 두 업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지표와 현실이 이렇게 우울한 것은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보면 쿠팡(Coupang), 마켓 컬리(Market Kurly) 등으로 대변되는 온라인 업체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쇼루밍(Showrooming)族, 모루밍(Morooming)族 등과 같은 신조어가 말해주듯이 소비자의 쇼핑 행태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되고 있는 현실이다. 

아마존 고
아마존 고

세계는 지금 유통혁명의 와중에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트렌드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유통 거인 아마존(Amazon)의 행보는 유통혁명의 진행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첨단 IT기술을 사업에 적용해 고객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로봇을 활용한 창고 자동화의 실현, 드론 및 자율 주행차를 활용한 배송 등 물류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이제는 무인점포인 아마존 고(Amazon Go), 유기농 전문매장인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 등 오프라인으로 진출하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프레시 픽업
아마존 프레시 픽업

그 중심에는 소비자들의 행동이 고스란히 담긴 빅데이터(Big Data)가 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데는 고객의 데이터 수집을 위한 목적과 함께 온라인에서는 취약한 신선식품 등 그들의 취약 부문을 상쇄하는 시너지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서이다. 아마존이 인수한 홀 푸드 마켓에서는 물류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그들의 비용절감 노-하우를 적용해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아마존 프레시 픽업(Fresh Pickup)이라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최대 쇼핑 명절인 광군제 당일에만 매출액이 28조 원에 달하는 알리바바(Alibaba)는 아마존과 동일한 행보에 더해, 핀테크 기술이 적용된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적용해 고객들에게 사용 편의성의 가치 제공에서 한발 더 앞서 있다. 한편 아마존과 경쟁하는 오프라인 업체들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식료품 전문 매장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핵심 상품에만 집중하여 비용을 낮추고, 타 경쟁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unique) 상품을 갖춤으로써 고객들에게 쇼핑의 재미를 선사한다. 미국 최대의 유통기업인 월마트(Walmart)도 저렴한 가격에 더해 ‘우버 배송’, ‘퇴근길 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고 있으며, 아울러 보노보스(Bonobos), 제트닷컴(jet.com) 등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인수하며 온라인 전쟁을 치를 인재를 확보하면서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유통산업도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첨단 기술들을 활용해 1:1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함과 아울러 다양한 배송 서비스와 간편 결제 서비스 등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쿠팡의 로켓 배송이나 마켓 컬리의 샛별 배송 서비스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우리 유통기업들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과 함께 가성비, 가심비, 재미, 편의성과 관련된 고객 경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의 구성과 소싱 등 상품기획, 매장 및 콘텐츠의 구성과 관련된 공간기획 등과 같은 창의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사이트에서 바로 구매를 하는 ‘직구’에서 볼 수 있듯이 쇼핑공간의 경계도 무너진 지 오래다. 따라서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의 시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지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량이 향후 생존의 핵심 코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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