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취향’, 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으로 구현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피그말리오니즘(pygmalionism)’이 요즘 구체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조각가로, 여성 혐오증을 갖고 있었는데 직접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 그녀와 사랑을 나눴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소원을 빌어 조각 여인은 실제 사람으로 변하게 됐고 둘은 아들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았다. 이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를 따라 가상의 이상적 존재에 탐닉하는 것을 가리킬 때 피그말리오니즘이라고 한다. 피그말리오니즘은 요즘 구체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이른 바, ‘로봇과의 사랑’이다. 국내에서는 포르노그래피가 불법이고 성인 용품에 대한 법적 제재가 엄격해 딴 세상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성인용 로봇 산업은 신드롬이다. <편집자 주>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이런 은밀한(?) 취향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속 AI 로봇으로 구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에서는 사이보그 소녀의 솜털, 모공, 머리카락 재질은 인간과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돼 관객들의 두 눈을 의심케 할 만큼 자연스럽다. 1990년대 일본 SF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6세기,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블록버스터다. 

알리타는 고철도시에서 처음 만난 소년 ‘휴고’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점차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후 ‘휴고’가 공중도시 자렘에 가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알리타는 “내 심장도 줄 수 있어”라며 그를 위해 무엇이든 줄 수 있는 진실 된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다. 이는 공상 과학 소재인데다 8할이 ‘아바타’ 제작진 웨타 디지털의 눈부신 컴퓨터그래픽(CG)덕이다. 하지만 ‘알리타’라는 로봇이 인간과 기계 경계선에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사진=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사진=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스틸 컷)

◇ 영화 속 AI 기반 로봇, 극사실주의 구현 

영화 ‘핫봇(Hot Bot)’에서도 AI 기반 성인용 로봇이 나온다. 이용자 관련 정보를 학습하고 이에 따라 작동하는 이 로봇은 인간의 피부와 같은 촉감을 주는 신소재로 덥혀 있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눠 실제 인간에 가깝다. 나아가 AI를 활용해 이용자 성관계 관련 정보를 학습하고 이에 맞춰 작동한다. 안면 홍조, 심장 박동 수 등 신체 반응을 살펴 얼마나 흥분했는지 파악하는가 하면, 성경험 횟수와 선호하는 성관계 형태도 알아낸다. 

영화는 이 같은 작동 과정을 꽤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핫봇의 입술 사이로 신용카드를 긁어 사용료를 결제하면 전원이 들어오는데 핫봇의 눈앞에 증강현실(AR) 화면이 뜨면서 이용자의 신체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한 후 어떻게 성관계할지 판단을 내린다. 영화는 여자를 한 번도 사귀어 본 적 없는 주인공이 성인로봇과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진부한 내용이지만 AI 기술이 극사실주의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다음 기획 기사 예고: 유럽 등에서 성행하는 ‘19금 로봇’>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