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주의 등 글로벌 악재 속 업황 악화 예상돼
-업계 발목잡는 회계기준도 개선 사항

2016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래, 운송 적자는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한진해운)
2016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래, 이들의 운송 적자는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한진해운)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조선업은 살아나고 있지만 해운업은 올해도 한숨이다. 올해 업황은 작년보다도 둔화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 성장 침체와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물동량이 감소하고 운임도 하락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4.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작년 물동량 증가율이 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는 둔화 추세다. 중국, 신흥국 등 물동량이 많은 국가의 경제 성장률 감소가 주요인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와 드루리 등도 물동량 증가세를 4% 초중반대로 예상했다.

항로별로 보면 아시아~미주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3.0%로 평균을 밑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작년에 ‘밀어내기’ 수요가 쏟아진 결과다. 아시아~유럽 물동량 증가율은 1.6%에 그칠 전망이다. 독일의 마이너스 성장, 이탈리아·터키의 경제위기 우려 확산 등 유럽 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운임도 작년보다 약세를 나타내면서 해운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미주 항로 운임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당 1410달러, 1550달러로 예상됐다. 작년 평균(1618달러)보다 4.2~12.9%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유럽항 운임도 작년(828달러)보다 낮아져 800~81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윤희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적 선사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현대상선은 운영비용 증가에 따른 13분기 연속 적자로 운영 효율성 및 마케팅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업계 관계자들, “회계제도 개선 등 추가지원 필요”

한편, 업계는 악재 속 정부로부터의 지원 확대에 안도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국내선사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한국선주협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이 10년 만에 국내선사에 더 많이 지원됐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은의 선박금융지원 중 국적선사 비중이 약 60%, 해외선사는 약 40%로 나타났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은 “국적선사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지원확대 요청에 따라 국내선사 지원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해운 재건을 위해선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선박 회계기준 개선’이다. 국내 선사들이 해운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대(船隊) 규모 확대에 나서려 해도 엄격한 회계 기준에 가로막혀 선박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해운사들의 선박 투자를 장려하고 있지만 다수의 선사가 부채 비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선박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라며 “해운재건을 위해서는 회계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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