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증가세는 완만, 설비·건설투자 급감
- 반도체 의존도 심한 제조업·서비스업 성장세 약화...고용 부진 초래

ㅇㅇ
KDI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 2.6%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은지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6%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설비와 건설투자가 급감하는 등 투자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올해 20만 명 대 중반에서 7만 명으로, 내년 20만 명 대 초반에서 10만 명으로 대폭 낮췄다.

KDI는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내년은 2.6%로 각각 내렸다. 상반기에 전망했던 올해 2.9%, 내년 2.7%에 비해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 2.7%는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브리핑에서 "수출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을 반영했다"면서 "반도체 외 기업의 투자 계획이 상당히 지연 또는 취소되면서 전반적 투자의 감소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9%)보다는 낮지만, 한국은행(2.7%)과 일치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8%)와 한국은행(2.7%)보다 어두운 것은 물론, 잠재성장률마저 낮다.

김 부장은 "잠재성장률이 2.7∼2.8%로 추산되는데, 내년에는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진 가운데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하면서, 성장세가 점차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투자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소비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내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KDI는 지적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5%에서 -1.8%로, 건설투자 전망치는 -0.2%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도 건설투자는 -3.4%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산업별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또 수출증가율이 세계교역량 증가율 보다 낮아,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 된다고 봤다.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의 위험이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액 기준 수출증가율은 올해 8.7%에서 내년 4.6%로 둔화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674억 달러 흑자에서 내년 713억 달러 흑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부문 간 불균형은 산업별 경기 차별화가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성장세 약화는 우리 경제에서 고용 부진을 초래하는 주된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KDI는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를 올해 20만 명 대 중반에서 7만 명으로, 내년 20만 명 대 초반에서 10만 명으로 반 토막 이상 하향 조정했다. 또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9%로 2001년(4.0%)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1.6% 상승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