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음성·이미지 검색 한 곳에 모은 '그린닷' 추가
-뉴스·실시간 검색어·기존 주제판은 오른쪽에
-호평 속 댓글운영개선 등 문제점 대한 고려 부족했다는 지적도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을 개편한다. (사진=네이버)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빼고, 검색 창과 광고 등만 남기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에서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인 ‘그린윈도우’와 새롭게 도입한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인 ‘그린닷’만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개편 배경을 설명하면서 “모바일 네이버가 첫 선을 보인 지난 2009년에 네이버의 월간 이용자 수는 35만 명이었다. 현재는 모바일 매일 3000만 명에 이른다”며, “소수의 뉴스와 실검이 첫 화면에서 3000만 명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현상에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을까?...'그린윈도우', '그린닷'이 핵심

가장 큰 변화는 이용자들이 맨 처음 만나는 초기 화면이다. 기존 네이버 모바일의 첫 화면은 네이버 로고와 검색창 바로 아래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 주요 뉴스 제목, 실검 순서로 배치되어 있었다. 네이버는 여기에서 뉴스와 실검을 제거한다. 대신 ‘그린윈도우’라고 이름 붙인 검색창이 화면 중심에 배치됐다. 아울러, 새롭게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아이콘인 ‘그린닷’이 추가됐다.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 총괄은 “그린윈도우가 ‘입력 검색’의 아이콘이라면, 그린닷은 ‘터치 검색’이라는 새로운 경험의 시작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린닷은 현재 시간, 사용자의 위치, 사용자가 보고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관련한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뉴스를 보고 있을 때 관련한 다른 뉴스를 추천해주거나 의류 이미지를 보고 있을 때 ‘노란색’, ‘실크 소재’, ‘원피스’라는 이미지 속 키워드와 연결된 다른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검색창의 경우 다른 세부 페이지에서는 화면을 하단으로 당기면 최상단에 위치하도록 배치된다.

'그린닷'은 하단 중앙에 배치된 동그란 버튼이다. (사진=네이버)
네이버 개편안을 적용한 모바일 첫 화면. '그린닷'은 하단 중앙에 배치된 동그란 버튼이다. 사용자의 정보를 파악해 관련된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사진=네이버)

그렇다면 첫 화면에서 빠진 뉴스와 실검은 어디로 갔을까? 각각 ‘뉴스판’과 ‘검색차트판’으로 이동했다. ‘판’은 네이버가 주제별로 운영하는 세부 페이지를 말하며, 사용자가 관심사에 따라 네이버에서 기본값으로 배치한 판의 순서를 바꾸거나 특정 판을 아예 화면에서 뺄 수도 있다.

네이버가 첫 화면 바로 다음에 기본으로 배치한 뉴스판은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화면은 사용자가 ‘관심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기사가 노출된다. 두번째 화면은 네이버의 인공지능 콘텐츠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가 사용자의 이용행태 정보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보여준다.

이러한 뉴스 서비스는 모두 이용자가 네이버에 로그인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쪽은 “네이버 모바일 로그인 사용자가 이미 70%에 이르고, ‘관심 언론사’ 서비스 이용자는 300만 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실검을 보여주는 검색차트판은 첫 화면과 뉴스·연예·스포츠판을 지나 6번째 순서로 기본 배치됐다.

◆ 이번 개편안의 배경은?...문제의 핵심을 비껴갔다는 비판도 제기돼

김광현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리더는 이날 모바일 서비스 개편안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첫 화면에 특정 기사를 노출시키다보니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며 "네이버가 더 신뢰받는 서비스가 되기 위한 선택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익숙함만 유지할 경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며 "사용자의 피드백과 요구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들도 대체로 '깔끔해져서 좋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네이버 모바일 화면 개편은 포털 뉴스 댓글과 공감 수 조작을 한 ‘드루킹 사건’이 불거지자 “네이버가 온라인 공론장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한 비판여론 속에서 추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벌써 “‘필터버블’(사용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 취하는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와, 사용자들의 공식 반응과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인 댓글 운영 개선은 방치했다“면서 “(개편안은) 사용자가 추천 시스템에만 의존할 경우 확증 편향을 강화해 여론의 분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 역시 “네이버가 비판 여론을 받아들여 변화를 시도하는 건 좋으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뉴스, ‘다양한’ 뉴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런 지적에 대해 “현재 운영 중인 알고리즘 위원회에서 외부 전문가들이 해당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관심사였던 아웃링크나 댓글 정책 개편안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 대표는 "아웃링크 도입은 뉴스 파트너사들과 협의할 문제"라며 "아웃링크와 댓글 정책 부분은 조만간 파트너사인 언론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모바일 서비스 개편안은 베타 버전으로 공개되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연내 정식으로 서비스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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