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준 지음/ 플랜지:북스, 값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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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내가 한 인도인 직원들이 많은 기업의 오너라고 생각해 보자. 인도인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진출 초기에 했던 고민이었다. 인도 사람들은 술을 잘 마시지 않으니 회식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목욕(사우나)이었다. 발가벗고 격의 없이 얘기하다 보면 통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인도인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시작도 못 해보고 실패로 끝났다. 개인적, 계급적 문화를 가진 인도인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목욕은 같이 못 한다"고 반발한 것이다. 인도의 현실을 너무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인도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을 기업 운영에 활용하는 추세라고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가족 초청 행사를 연다. 직원 가족들을 큰 강당이나 호텔에 모두 불러 모은 뒤 "지금까지 자제분을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회사가 자제분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라고 한다.

사장이 직접 우수직원의 집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인도 사람들은 회사 대표가 집까지 찾아오는 일을 아주 영광스럽게 여긴다. 매달 '가족의 날'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기업도 있다. 가족들을 초청해 야유회를 열거나 영화 및 공연을 함께 관람하는 것이다. 사업장이 있는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같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도서 『포스트 차이나, 진짜 인도를 알려주마』는 이러한 현지 진출 기업의 애로사항과 '꿀팁', 또한 현지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았다. 저자의 풍부한 인도 생활을 바탕으로 시장 조사 보고서의 역할도 겸한다. 현지 사정에 밝은 저자는 어렵더라도 인도를 사랑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면 결코 불가능한 시장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마지막 쳅터의 '인도 인문, 사회적으로 이해하기'와 '이것만은 알고 가자, 인도정착 TIP'도 알차다. 22개에 달하는 인도의 공용어, 카스트를 구분하는 방법, 뉴델리의 밤이 여성들에게 무서운 이유 등 일반인이 인도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들을 보강했다. 아울러, 인도에 정착해야 할 때 한국에서 들고가야 하는 짐의 목록, 어떻게 집을 구할 지에 대한 일상적인 정보들은 두고두고 곁에 두고 읽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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