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인도공장 내년 하반기 완공...동반진출사도 인도에 연착륙 예상
-박민준 KOTRA 아대양주팀 차장, '동반진출사 기아차만 믿고 따라가서는 곤란해'
-기아차와 협력사 모두 오늘날 현대차의 어려움 통해 미리 대비해야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한 기아자동차의 쇼룸. (사진=기아자동차)
인도에 위치한 기아자동차의 쇼룸. (사진=기아자동차)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현재 인도의 저 남쪽,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아난다푸르 지역은 기아자동차의 완성차 공장을 위한 건설이 한창이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이라는데, 현지에 거주 중인 교민들의 말에 따르면 벌써부터 인근 대도시인 첸나이, 뱅갈루루 등에 유독 부쩍 기아차 관계자로 보이는 한인들이 눈에 띈다고 한다.  

인도에 현대기아차가 집중하는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성장성이 높아서다. 연 내수 판매량이 2017년 320만 대에서 2020년 493만 대로 3년이면 170만 대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연간 내수 규모가 180만 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하지만 인도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60%에 달하기 때문에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2년쯤 전부터 인도 공장 부지를 물색해왔다. 이에 공장 부지로 선정된 아난타푸르는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390㎞ 떨어져 있어, 완공되면 현대차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현대차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아차가 이미 성공사례를 거둔 현대차에 뒤를 이어 인도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이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현대차와 현재 인도의 자동차 업황이 어떠한지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7년 인도 첸나이에 1차벤더 14개 사와 동반 진출한 사례가 있다. 이후 2008년에 생산능력이 60만 대로 증설되면서, 추가 동반진출이 이루어졌다. 현재는 동반진출한 1차 벤더만 42개 사에 달하며, 2차 3차 협력사를 포함할 시 120개 사가 넘는 한인 기업이 첸나이를 중심으로 밀집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자사에서만 1만6000명을 고용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900개가 넘는 협력사에서 2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였다. 부가적인 일자리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25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이에 기아차가 인도 진출을 준비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유관 협력사들의 동반진출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열린 인도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박민준 KOTRA 아대양주팀 차장은 기아차와 특히 동반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협력사들에게 상황을 낙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인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반면 경쟁이 매우 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민준 KOTRA 아대양주팀 차장이 6일 열린 인도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박종호 기자)
박민준 KOTRA 아대양주팀 차장이 6일 열린 인도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박종호 기자)

박민준 차장은 "첸나이 지역만 해도 과거 포드와 현대만 있었으나, 2000년대 후반 이후로 르노 닛산, 다임러 등이 진출하였고 최근에는 이스즈도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며 "완성차 기업들의 치열한 가격경쟁에 따라 납품가격도 수시로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인로 루피화의 약세로 인해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던 협력사들에게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따라서 협력사들은 진출초기에서부터 협력 대기업 이외에 추가 납품처를 확보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부품 및 원자재 현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인도 현지에도 20개 가까이 되는 완성차 기업들이 있다. 다행인 점은 이들 대부분이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부품기업들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점이다. 한인 기업은 대체로 품질과 납기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협력사들이 현지의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다만 박 차장은 "물론 이들 기업들의 물량이 크지 않음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도 최근 "기아차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20%는 제 3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라며 "최근 몇 년간 현대차 인도법인의 수익률이 현지의 경쟁사보다 낮고, 동반진출기업의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품 현지화에 대한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초기 부품 현지화 비중은 50%를 목표로 한다"고 부연했다.

박 차장 역시 이에 대해 "기아차와 협력사 모두 현지기업과의 합작, 기술협력, 혹은 전략적 제휴 등 모든 사항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주문한다. 적절한 협력은 인도 투자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부지확보, 제조시설, 현지의 관료주의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인도로 가는 길'. 박 차장을 비롯한 인도 전문가들은 유망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기아차 관계자들이라면 이 날의 조언을 귀기울여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