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Petersburg)에 있는 엠팩 생산시설. (사진=SK)
미국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Petersburg)에 있는 앰팩 생산시설. (사진=SK)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SK가 미국의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인 '앰팩 파인 케미컬즈'(AMPAC Fine Chemicals. 이하 앰팩)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가격은 7000억∼8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음 달 현지 기업결합심사 등을 마치고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SK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앰팩의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해외 의약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것은 처음으로, 제약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M&A이기도 하다.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앰팩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 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미국에 생산시설 3곳과 연구시설 1곳을 보유 중이며 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앰팩은 제약사가 밀집돼 있는 미 서부에 위치해 제약 업체들과 20년 이상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이로써 SK는 국내 공장과 지난해 인수한 SK바이오텍의 생산시설을 합쳐 연간 100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SK는 이후 총 생산능력을 연간 160만ℓ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글로벌 CDMO 업계 1위인 스위스 업체 '지크프리트'(연 155만ℓ) 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르게 된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며 "이번 인수는 SK뿐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제약 업계 전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앰팩의 생산시설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검사관의 교육장소로 활용할 정도로 최고 수준의 생산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수를 통해 향후 미국의 생산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제품 안전성과 고객 신뢰도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이번 인수로 지주사인 SK가 신약 및 의약중간체를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SK바이오팜과 국내, 유럽 생산을 맡는 SK바이오텍, 미국 생산을 맡는 앰팩 등 바이오 관련 3사를 모두 100% 자회사로 거느린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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