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보증·대출금리 인하
-건설사 인센티브적용 미비
-선분양·후분양 적절한 조화가 대안

아파트 선분양과 후분양 차이점
아파트 선분양과 후분양 차이점

[데일리비즈온 이은광 기자] 국토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아파트 후분양제 로드맵'이 부동산시장의 대이변이 일어날것으로 예상된다. 후분양제는 공정률이 80%(공공아파트는 60%) 이상 되는 사업장만 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시공하고 있는 아파트를 직접 보고 매입을 결정할 수 있다.

공사 중 부도 등의 여러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입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지금처럼 분양대금을 받고 2~3년 후 준공하는 선분양제 방식에 비해 공사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후분양제 안착을 위해선 장기적으로 선분양·후분양 융합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영세건설사 자금난 부족예상
국토교통부의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짓는 공공분양아파트의 70%를 후분양할 계획이다. 올해 LH가 분양예정인 경기도 시흥장현 A7블록, 강원도 춘천우두 4블록이 첫 대상지다.


민간부문은 자율적으로 하되 공공택지 우선공급, 기금대출 지원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후분양사업자에 화성동탄2, 평택고덕, 파주운정3, 아산탕정 4개 택지를 우선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사의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용면적 60㎡ 이하 기준 후분양 시 기금대출 한도를 현행 6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고 대출금리를 4.1~4.3%에서 3.6~3.8%로 인하한다.

 

◆인센티브제도 도입, 건설업계 반응은 미지수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준다해도 회사 신용도나 사업장 상황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중소업체는 사실상 후분양제를 감당할 여력이 안된다"며 "주택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부에서는 분양가 인상을 반대논리로 내세우기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해야 하고 준공 이후 주변시세가 올라가면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은 후분양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 서울 내 모든 재건축 사업과 세종,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 경기 성남 분당구 등이 해당한다. 따라서 택지공급이 없는 서울 같은 곳에서는 대출혜택을 받지 못하는 수요층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수요가 줄면, 후분양으로 공급하는 분양물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공급량 감소로 도심권 내 전월세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청약시장 미칠 영향은, 분양가 상승 ↑ 
후 분양제 도입에 청약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후분양제를 통해 분양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또 후분양제 도입 후 5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한 대출 인센티브만 있는 만큼 10억 원에 가까운 수도권 전용면적 84㎡ 이상의 중형 아파트들은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선분양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후분양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실수요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줄이는 것 같다. 후분양제를 확대할 로드맵이 나왔지만 여전히 실수요층들의 입장에서는 선분양제가 후분양제에 비해 매력적이다. 선분양제가 후분양제보다 자금부담이 낮고 입주 후 가격상승여력도 높기 때문이다. 후분양제에 대한 정책적, 자금적인 지원과 실수요층의 기준을 좀 더 확대해야 후분양제가 보다 안정되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분양·후분양 적절한 조화가 대안
선 분양제 시스템은 분양권 투기를 부추기고 아파트가격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보고서는 선분양제가 건설사의 자본이득만 늘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선분양 자체가 구조적으로 주택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영국·호주 등은 건설사가 선분양과 후분양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국내 건설사도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 시장상황이나 사업성격에 맞게 선분양과 후분양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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