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전망 어두워 자구계획과 채권단 지원으론 생존 한계 …대형조선사 1,2개 줄여야

▲ 조선업계가 생존을 위해서는 M&A 등을 통한 조선산업의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조선업계가 대규모 손실을 안고 있는데다 일감마저 모자라 벼랑 끝 위기에 몰리면서 위기돌파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두운 조선경기전망 등을 감안할 때조선업체들이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M&A 등을 통한 조선산업의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조선사들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용구조를 바꾸면서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통한 살아남기에 안간힘이다.

분식회계로 거액의 부실을 숨겨오다 들통나 하루아침에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현재 현저한 수익성악화로 산업은행의 수혈로 회사를 겨우 꾸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을 통해 대우조선에 모두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돈 되는 것은 모두 팔고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 하는 자구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휴자산 매각과 인력감축 등을 통해 1조8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의 문을 열어두고 임원 30%를 감원했다. 자회사 FLC 매각, 화인베스틸 지분 매각, 신문로 빌딩 매각, 두산엔진 지분 매각 등으로 약 600억원을 확보했으며 현재 서울 중구 다동 본사 사옥과 당산동 사옥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 현지 풍력발전 자회사인 트렌튼 현지 공장을 매각하는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넘어 경영정상화를 이루기가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돈 되는 것은 다 판다는 계획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착수한지 오래다. 회사가 너무 어려운 나머지 현대중공업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했으며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조선 관련 계열사 부서장들도 급여 10%를 덜 받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보유 유가증권도 계속 매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포스코·현대자동차 지분뿐만 아니라 자사주까지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풍력기어박스를 생산하는 독일 야케와 건설장비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커민스 등 자회사는 청산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상시적인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화성 소재 공장과 건물을 매각하고 최근 경남 거제 조선소 기숙사 용도로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300여채까지 매각했다.

중소 조선업체들 또한 구조조정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달말께 채권단과 자금등을 지원받기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사무직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자구일환으로 이미 율도부지와 마닐라 사옥, 선박 등을 팔아 338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한진중공업은 앞으로 보유한 동서울터미널 토지와 건물, 인천 북항 부지 등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구조조정을 통해 탱커와 액화천연가스 주유터미널(LNGB)선 특화 중소조선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STX조선은 인력 34% 감축, 임금 10% 삭감, 800억원어치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기울였다. 채권단은 453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하지만 자구에는 한계가 있다. 부실규모가 워낙 큰데다 조선경기침체심화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한 일감부족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M&A를 통한 조선산업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해 조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단행치 않고서는 모두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도 최근 "한국의 정부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주요 2개 조선소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조선산업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얼마 전 "조선해양산업발전특별법을 만들어 한계기업에 지원하자“고 밝힌 등 정치권에서도 조선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조선분야의 기업인수 합병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조선산업의 공급 과잉이 심각해 대형 조선 3사를 1~2개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SPP조선은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 넘어간 상태다. SM그룹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SPP조선의 사천조선소 등을 4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SM그룹은 향후 실사를 거쳐 본격적인 인수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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