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발 의식해 나중에 업종변경 '꼼수'…주민들, 공장가동 후 안전 위험에 불안감

[비즈온 박홍준 기자] KCC그룹이 주민들을 속여가면서 경기도 안성에 신재생에너지 공장을 건설키로 한 당초계획을 변경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페인트 공장을 지은 후 지난해부터 제품생산에 들어갔으나 주민들은 ‘화학공장인데 과연 안전할까’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특히 굴지의 대기업이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거짓말을 해가면서 안전면에서 위험도가 높은 페인트공장을 세운 것은 기업윤리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KCC는 2조원을 들여 미양면, 서운면 등 일원 36만6953㎡부지에 LED용 사파이어 기판과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을 생산하는 22만㎡의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안성시와 체결했다.

그러나 KCC측은 MOU를 체결한지 2년 6개월 남짓 후인 지난 2013년 11월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태양광에너지의 공급과잉으로 업종전망이 어둡자 업종을 바꾸어 화학제조업으로 바꾸고 페인트공장을 설립했다. KCC는 지난해 8월부터 2000억원을 들여 8만4898㎡ 부지에 연간 5만3000t의 건축방수 바닥재, 플랜트용 페인트 등의 생산에 들어갔다.

황은성 시장은 업종변경과 관련, 지난해 3월 주민설명회에서 “KCC가 처음부터 도료사업을 염두에 두고 입주한 것은 아니다”라며 “KCC가 제안한 유리·친환경도료·전자소재 사업 중에서 주민 의견, 시의회 의견, 업종 변경에 따른 법적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능한 업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었다. 황시장은 이자리에서 업종변경이 이뤄진 과정을 주민들에게 명확하게 게 설명치 않아 안성시측과 KCC간에 모종의 묵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일었다.

전문가들은 KCC의 업종변경은 애당초 의도된 ‘꼼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CC측이 화학제조업인 페인트공장을 지을 경우 화학물질배출 등에 따른 공해문제로 인해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으로 보고 청정산업인 태양광등의 공장을 짓는 대신 페인트공장으로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굴지의 대기업 KCC가 2조원이 들어가는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태양광의 수요전망 등을 면밀하게 조사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태양광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상을 보인다고 해서 당초 계획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운면 제4산업단지 화학공단 반대대책위원회에 관계했던 한 주민은 “당시 이곳 주민들은 첨단산업이 들어선다고 해서 환영했으나 나중에 페인트공장을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는 강력히 반발했으나 결국 공장이 들어선후 생산에 들어갔으나 주민들은 화학공장이 들어선데 따른 공해문제 등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내굴지의 대기업이 거짓말로 주민들을 우롱했다”고 분개했다. 그는 KCC측이 처음부터 페인트공장을 짓는다고 했으면 제4산업단지 화학공단 반대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주민들의 대응이 전혀 달랐을 것인데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이 거짓말을 해가면서 주민들을 속인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지금도 주민들사이에 KCC에 대한 비판여론은 높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은 “나머지 28만㎡ 부지에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페인트·유리공장 등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절대 반대했다”며 “지금도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대분위가 여전하며 업종변경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KCC측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의 계획과 달리 업종이 바뀌게 된 것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향후 나머지 부지의 개발과 기업의 성장, 시장이 확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투자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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