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익 2조6531억원 '떼 돈' … 실손보험료 최대 44.8% 인상

[데일리 비즈온 이서준 기자] 손해보험회사들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보험료를 대폭 올린 탓에 사상최대규모의 이익을 냈다. 그런데도 손해보험사들은 새해들어 지속적인 손해율악화 등을 이유로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보험료를 대폭 올려 서민가계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

보험단체 등에서는 보험료를 이익규모보다는 손해율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보험회사만 유리한 가격구조라면서 앞으로 보험료 산출 시에는 손해율과 더불어 이익규모도 감안해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25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손보사의 당기순익은 2조65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1%(3478억원) 증가했다.

보험영업에서는 적자폭이 늘어났지만 투자영업에서 큰 수익을 올려 이같이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최근 6년간 손보사들의 연평균 투자영업이익은 2조2242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들은 이같은 거대이익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경감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손해율악화를 들어 보험료를 대폭 올려오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는 올해 초 신규 계약분에 대한 실손보험료를 18~27% 올렸고, 흥국화재는 금융감독원의 사전 인가를 받아 44.8%를 인상했다. MG손보는 24.0%, 롯데손보는 22.7%, 한화손보는 17.7%, 농협손보는 6.8%를 올렸다.

앞서 중소형사들은 손해율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며 지난해 하반기 줄줄이 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7월 AXA손해보험을 시작으로 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 등이 보험료를 올렸고, 연말에는 더케이손보와 MG손보도 인상에 동참했다.

보험계약자들의 보험료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손보사들이 전체이익을 감안해 보험료를 책정하지 않고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기고 투자영업수익은 모두 챙기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보험료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앞으로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험당국이 올해부터 보험료 책정을 업계자율에 맡긴데다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료 손해율을 보면 지난 2011년 122%, 2012년 126%, 2013년 131%, 2014년 138%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보험료산정구조에 대해 "손보사들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로 투자수익을 내고 있지만, 정작 해당 종목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사업비나 투자수익을 제외한 단순 손해율만을 가지고 보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비합리적인 손익 계상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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