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액정 논란에 개통 첫날보다 개통·번호이동 대폭 감소…삼성전자측 미흡한 해명도 논란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 ⓒ삼성전자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국내 사전예약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초반 흥행몰이를 하던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의 개통·번호이동 건수가 개통 첫날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첫날 일부 제품에서 발생한 붉은 액정 현상이 논란이 되면서 흥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 사전 개통 첫날인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예약 구매자들이 일부 제품의 디스플레이에서 지나치게 붉은 빛이 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붉은 액정 현상이 품질논란으로까지 이어지자 삼성전자측은 스마트폰 자체 기능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품질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측은 붉은 액정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기기 설정에 있는 ‘디스플레이 모드’로 들어가 ‘화면모드’를 선택, 색상 최적화를 누르면 빨간색·녹색·파란색의 비율 조절을 해보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예약 구매자들의 제품에서 디스플레이 전체가 아닌 상·하단 등 특정 부분에서만 붉은 빛이 감도는 경우가 있어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불량 등 품질 결함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동통신3사에 ‘갤럭시S8 디스플레이 색상 최적화 가이드’라는 안내문을 전달해 대리점 및 판매점이 소비자들의 붉은 액정 현상 관련 질문에 색감을 조정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기기에) 색감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있다’는 설명만 하도록 하고 있다.

구매자들은 애초 같은 생산라인에서 양산된 제품의 디스플레이색이 기본모드에서 왜 제각각인지 묻고 있지만, 삼성전자측은 “고객마다 선호하는 화면 색감이 다를 수 있다. 갤럭시S8은 사용자가 색감을 다르게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며 동문서답식 안내만 하고 있는 셈이다.

붉은 액정 논란에 개통 대수와 번호이동 건수도 첫날보다 크게 줄어 주목된다. 붉은 액정 논란에 대한 삼성전자의 미흡한 대응에 소비자들이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와 갤럭시S8 플러스는 전날인 19일 오후 8시까지 총 6만3400여대 개통된 것으로 집계됐다.

개통 첫날인 지난 18일 무려 21만900여대가 개통돼 국내 휴대전화 판매 사장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 건수도 줄어 전체 번호이동은 2만2907건으로 평소보다 많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하루 2만4000건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전 개통 첫날인 18일 번호이동 건수는 4만6380건으로 지난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틀만에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이틀 사이에 개통 건수가 크게 줄어든 데 대해 일반적으로 첫날 개통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개통 첫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제기됐던 붉은 액정 논란이 불식되지 않으면서 개통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오는 21일 공식 출시되는 갤럭시S8은 지난 7일~17일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총 100만4000대 판매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당초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제 개통율이 7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붉은 액정 논란과 물량 부족에 의한 개통 지연 등의 이유로 실개통율은 50%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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