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인프라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 지속해 2년 누적적자 1조원…자본잠식 우려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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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이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가운데 2년 누적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 다시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000억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쿠팡은 14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70% 늘어났지만, 2년 연속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게 문제다. 2년 연속 누적 손실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낸다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쿠팡은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조원 투자를 받아 자금이 넉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방문자 수 감소, 경쟁 심화 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체 배송망인 ‘로켓배송’을 위한 인력 확대, 물류인프라 구축 등에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2년 만에 투자금액을 다 소진했다.

지난해까지 인천, 덕평 등에 축구장 102개 규모(73만㎡)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 가능 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중 쿠팡이 직접 고용한 ‘쿠팡맨’이 배송하는 지역을 85%이상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로켓배송이 지목된다. 로켓배송의 고비용 구조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은 쿠팡 로켓배송의 건당 비용을 약 6000원 정도로 추정한다. 택배회사를 통하면 건당 1000~1500원으로 배송할 수 있는데 쿠팡은 자체 배송을 하면서 4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2만~3만원 이하의 제품은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로켓배송 전담 인력을 늘리면서 인건비가 늘어난 것도 수익성 하락에 일조했다.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지난해 인건비가 56.1% 급증한 5664억 원을 기록했다. 판관비는 949억 원으로 전년 6917억원 대비 38.05% 늘었다.

자본상태도 좋지 못해 2015년 말 6565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63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2년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쿠팡은 여전히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며 올해부터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사옥의 2.2배 규모에 달하는 신사옥으로 확장 이전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잠실 신사옥은 기존 삼성동 사옥의 2.2배 규모로, 임대료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신사옥 ‘타워 730’은 지하 4층, 지상 27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다. 쿠팡은 지상 8층부터 26층까지 19개층을 사용한다.

쿠팡측은 신사옥 이전과 관련해 “장기적인 비즈니스 계획에 따라 매해 목표치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고 있고 이런 빠른 성장세에 맞춰 사옥을 확장 이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면서도 올해도 물류 인프라 확대 등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져 쿠팡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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