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외부 컨소시엄 아니면 금호타이어 인수 어려워” …결국 중국에 팔릴까?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권 포기’라는 강경책을 내세웠지만, KDB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외부 컨소시엄 허용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17일 금호타이어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존 입장과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채권단의 입장을 곧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통보할 예정이다. 단 박 회장이 외부 컨소시엄 구성 명단을 보내오면 이에 대한 가타 여부를 검토할 수는 있다고 본지기자에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 동안 요구했던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서 이달 17일까지 통보해 달라는 최종 공문에 대한 산업은행의 답변이다. 

금호아시아나는 17일까지 산업은행의 회신이 없을 경우,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함께 보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업은행의 입장 불가 원칙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답변서를 받는데로 곧 입장 발표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검토조건부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외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로지 재무적 투자자(FI)만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한국 경제 위기 상황 하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미칠 파급력이 큰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산업은행은 우선매수청구권은 박 회장 개인 자격으로 보유하고 있어 개인 자격으로 인수해야 한다며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원칙을 바꿔 컨소시엄을 허용할 경우 경제시장논리보다 여론에 밀려 허용했다는 비난 감수, 국제 신용도 하락,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가 이를 문제 삼아 법정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1월에 진행된 금호타이어 본입찰에서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채권단과 지난달 14일 주주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더블스타의 매각가는 955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의 협약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다. 박 회장이 더블스타보다 1원만 높은 금액을 제시해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를 품에 안을 수 있는 형편이었다.

이런 유리한 형편에도 박 회장은 채권단이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 방식’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그의 요구를 불허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산업은행 측이 컨소시엄 구성이 박 회장과 2010년 맺은 약정서의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조항에 위배된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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