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미'로 골목상권 편의점에 진출한 후 '이마트' 지원에도 불어나는 적자로 고전
영세상 생존기반인 골목상권은 진입장벽이 낮고 수지 맞추기도 쉬워 진출 가속화

▲정용진 부회장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시작한 편의점 사업이 연일 적자 행진을 보이고 있다. 기대했던 편의점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도 정 부회장이 올해 투자를 더욱 늘리고 점포 수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출범 초기부터 이어진 골목 상권 진출·잠식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골목상권 편의점에 진출해 경영실패를 맛보고 있는데도 골목상권 진출을 가속화,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정 부회장이 최근 정부의 골목상권보호정책이 느슨한 틈을 타 주민들의 반발에도 전국 곳곳에 복합쇼핑몰을 잇따라 세우고 있는 것은 영세상들이 대항할 수 없는 자본력과 경영기술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해 수지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부문 이마트위드미(법인명·이하 ‘위드미’)가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지난 9일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위드미는 모회사인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이마트는 2013년 12월 위드미를 인수한 뒤 3년여 간 총 6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2014년 출범해 사업 4년차에 접어든 위드미는 이마트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손실 규모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공격적인 점포 수 확대로 위드미 연간 매출액은 2015년 1351억원, 지난해 3784억원으로 180.1% 성장했지만, 외형성장과 함께 당기순손실도 2014년 140억원에서 2015년 271억원, 지난해 358억원으로 점차 늘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악화, 모기업 이마트의 운영자금 지원 없이는 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1000억원 가까이 쏟아 부었음에도 위드미의 손실이 지속돼 이마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드미는 이마트 대표 PB제품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노브랜드’, ‘피코크’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적자 지속과 골목상권 잠식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은 편의점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성과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은 위드미는 경쟁사들과 달리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이 없는 ‘3무(無) 원칙’을 내세웠으나 이 같은 원칙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위드미 점포는 2014년 501개, 2015년 1058개, 지난해 1756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적자 개선을 위해 3년 내 점포 수를 5000개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편의점 사업 출범 초기부터 불거진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이 재점화 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편의점 경영실패에 아랑곳하지않고 골목상권 침해사업에 잇따라 손을 대 논란을 빚고 있다. 대형유통재벌인 신세계가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 측면이나 영세상들의 생존기반을 고려해 정부의 골목상권정책에 부응하기보다는 약육강식의 논리로 골목상권침탈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건립 문제로 지역상권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 부천시와 전남 광주시에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지역상권으로부터 ‘골목상권 침해’라는 거센 반발에 부딪혀 건립계획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들이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유통규제 관련 법안이 대선이슈로 부각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는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창구라는 관측이 많아 이번 논란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지분가치는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모친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을 물려받으려면 상속세나 증여세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재계 일각에서는 이 자금을 광주신세계를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광주신세계 주가는 복합쇼핑몰 논란이 불거지면서 2015년 상반기 35만원에서 크게 떨어져 현재 24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골목상권 진출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신세계 계열 건설사인 신세계건설은 최근 사업목적에 주류도·소매업을 추가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계열사들을 통해 업종을 막론하고 마구잡이로 골목상권 초토화에 나선 듯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지역상권을 잠식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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