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히터 고장·주행 중 시동꺼짐 등 출시 직후부터 각종 결함논란 잇따라
르노삼성측 원인 공식발표없이 무상수리조치만…미온적대응 소비자 원성높아

▲SM6(사진=르노삼성)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세련된 디자인으로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SM6에서 품질 결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를 시정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일부 SM6 차주들의 결함 관련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SM6 성능 결함 문제와 르노삼성측의 미온적인 대응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차량을 구매한 차주는 물론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출고된 지 2개월 된 SM6 dci 차주 A씨는 동일한 증상이 반복되는 일을 겪었다. A씨는 “주행 중 갑자기 엔진제어장치와 오토스톱·스타트 점검불이 동시에 들어오면서 가속페달을 밟아도 60km 이상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서 “신호대기할때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출고 한 달째에는 시동을 끄면 시트가 자동으로 뒤로 밀려가는 기능도 먹통이 돼 정비를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결국 르노삼성 본사 사업소에 입고시킨 뒤 ECU(엔진제어장치·Engine Control Units) 불량 판정을 받아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동일한 증상으로 두 번째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한번 더 문제가 반복되면 신차로 교환해준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밝혔다.

ECU 문제의 경우 오작동으로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7월에 SM6를 구입한 차주 B씨는 한겨울 히터가 작동되지 않아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는데 블랙박스 문제라는 정비소 직원의 진단을 받고 수리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가 지속돼 출퇴근 시 차량 김서림(성에)을 방지하기 위해 창문을 연채 운전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뿐 아니라 시운전을 하지 않은 새 차에서도 결함 관련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 불안감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C씨는 모 영업소 판매사원으로부터 SM6를 구입했는데 시승도 하기 전에 배터리 방전과 전자기기 오류가 발생해 속을 태우고 있다. C씨에 따르면 자가 점검 과정에서 시동을 켜자마자 Low 배터리가 표시됐고 시동을 끄고 문을 잠가도 전자기기 화면이 꺼지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C씨는 차량을 돌려보냈다. 이후 서비스센터로부터 차량 방전에 따른 배터리 교체, 전자기기 불량에 따른 메인보드 교체 수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C씨는 시운전도 아직 못해본 새 차를 수리 받고 타는 것이 찜찜해서 르노삼성측에 신차 교환 요청을 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측은 자사의 잘못은 전혀 없다는 투로 당당하게 신차로 교환해줄 수 없다고 대응했다. 이에 C씨는 “르노삼성측이 수일 간 시간을 끌며, ‘중대결함이 아니라서 교환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C씨는 “르노삼성측이 책임 있는 사과를 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면서 “구입비를 다 지불하고 인수증을 서명한 상태에서 문제가 생기자 모르쇠로 일관하는 르노삼성의 태도를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SM6의 품질 논란은 지난해 3월 출시 직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일부 차량에서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을 겪었다’거나 ‘기어를 변속하는 과정에서 전진 기어에서 차량이 후진해 접촉사고가 났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외에도 같은 해 1월 4일~5월 10일까지 생산된 SM6 2.0 GDe·2.0 LPe·1.6 TCe 차종 중 기어봉이 파손되는 결함이 생겨 1만8000여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오는 1월까지 18개월 간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측은 소음 개선을 위해 적용한 윤활유가 기어봉 재질에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 파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품질 논란도 문제지만, 르노삼성측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미온적인 대응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고객센터를 통해 SM6의 각종 결함에 대해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르노삼성측은 문제 차량에 대해서 무상수리 조치만 취하고 있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6 뿐 아니라 르노삼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자사 차종의 품질 결함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공식적인 발표도 없이 해당 차량에 한해서만 무상 수리 조치를 진행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제기된 기어봉 결함 문제에 대한 무상수리 조치 역시 당시 르노삼성측이 차주들의 차량 교환 및 환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해 결국 차주들이 자동차리콜센터에 결함을 신고하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에 르노삼성측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심각한 결함 논란에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상수리조치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소비자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르노삼성측은 일련의 조치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내부 기준에 따라 조치하고 있고 차량 교환 요청의 경우 한국소비자원 규정에 따라 기준을 충족할 경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은 한 분의 유저가 반복해서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결함 문제가 많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3월 출시된 SM6는 연간 누계 5만7478대를 기록해 연간 판매 목표인 5만대를 조기 달성하며, 지난해 르노삼성의 실적을 이끌었다. 국토교통부의 ‘2016 올해의 안전한 차’ 평가에서도 평가 차량 14종 가운데 가장 높은 92.1점으로 안전한 차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잇단 품질 결함 논란과 원인 숨기기에 급급한 행태로 이 같은 타이틀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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