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KEB하나은행 편법 특혜대출의혹과 외환거래 조사 본격화
검찰, 신한·KB국민등 시중은행 8곳 압수수색에 금융권 초긴장 상태

▲긴급 체포되는 최순실 씨 모습.(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 씨의 국정 개입 의혹 파문이 특혜대출 의혹으로 번지면서 금융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시중은행들을 압수수색하며 대출 절차의 적법성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 확인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특혜대출 의혹에 휩싸인 KEB하나은행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일 검찰은 최 씨와 측근 차은택(47) 씨가 거래해온 신한은행·SC제일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8곳의 본사를 찾아 압수수색했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현재 ‘비선실세’ 국정 농단 의혹에 연루돼 있는 최 씨와 차 씨 등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정보를 확보해 포괄적인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하고 있다.

검찰이 최 씨와 딸 정유라 씨의 편법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면서 금감원은 현재 종합감사가 진행 중인 KEB하나은행 측에 검사 연장을 통보했다. 금감원은 종합감사와는 별도로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국정농단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재산을 독일로 빼돌리면서 주로 KEB하나은행을 외환거래창구로 삼은 것에 주목, 이 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등이 있는지를 집중조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KEB하나은행이 한국은행에 외국환거래 신고를 마쳤다고는 하지만 세부적인 내역을 들여다 보면 법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출절차의 적합성 못지않게 정상적인 외환거래였는지 여부도 집중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금감원의 조사결과 하나외환은행의 최순실씨에 대한 특혜대출의혹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는 금융당국이 자율 조치 처리로 끝날 가능성이 있는데 따라  최 씨와 KEB하나은행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수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최 씨 모녀는 지난해 12월 공동명의로 보유한 강원도 평창 일대의 10개 필지를 담보로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약 25만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아 독일에서 호텔과 주택 등을 매입하는 데 썼다. 대출 당시 19세였던 딸 정 씨와 같은 소득이 없는 20세 미만의 개인에게 담보를 대가로 외화지급보증서(보증신용장)를 발급해준 것에 대해 특혜대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 받는 절차를 거치는데 반해 정 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서 직접 외화를 받아 송금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아울러 대출 집행 당시 독일 현지법인장으로 최 씨의 독일법인 설립 관련 조력자 의심을 받고 있는 이 은행 이 모 본부장이 귀국 후 한달여만에 임원(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최 씨가 은행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대출특혜를 준 것이라는 의혹도 일었다.

즉 KEB하나은행이 최씨의 압력으로 승진인사를 단행할 정도면 김정태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직원들이 최순실이 비선실세라는 사실을 오래전에 알아 특혜대출과 불법성 외환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섰을 수 있다는 개연성도 대두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측은  전 독일법인장 이 본부장 승진에 최 씨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외경력과 영업실적 등을 감안한 적법한 절차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최씨와 오래전부터 친한 사이로 최씨의 독일 생활을 비선에 도와준 광부출신 프랑크푸르트 교민 윤 모씨 등은 이 본부장의 승진배경에는 본인의 경력이나 실적 못지 않게 여러사람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령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달 31일 밤 최 씨를 긴급 체포해 범죄 행위를 밝히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정부의 각종 문화 사업을 따내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씨가 운영하는 ‘아프리카픽쳐스’, ‘엔박스에디트’와 차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 총 3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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