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노숙농성 1년, 삼성이 답하라’ 직업병문제 해결촉구 피켓시위

▲ LCD 피해자 한혜경씨가 삼성이 직업병을 해결하라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이재용은 등기이사 자격 없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노동지킴이는 27일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총이 열린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로 선임반대 시위를 벌렸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과 프린팅사업부 직원 1100여명은 ‘이재용은 삼성 직업병을 해결하라’는 피켓을 들고 반올림이 직업병문제로 노숙농성을 한지도 1년이 되는 만큼, 이제 삼성이 답하라고 촉구했다.

반올림측은 “책임경영을 하겠다면 먼저 신뢰를 보여야 한다. 직업병 문제 해결 없이 책임경영을 운운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변화된 삼성을 만드는 새로운 책임 경영자가 될 것인가의 선택은 이재용 부회장의 몫”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의 이종란씨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수십 명이 사망한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등기이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등의 직업병 문제에 대해 조정위원회를 통해 대화하다가 이를 무력화하고 사측 마음대로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일부 피해자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삼성은 이 문제가 끝났다고 하지만 아직 보상과 사과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백억 원을 출연하고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승마비용 지원 논란 등 삼성과 정권의 유착과 관련,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2007년 사망한 황유미 씨 아버지가 당시 삼성에서 받은 돈은 500만원이었다”면서 “지금도 피해자들에게 2000만원으로 끝내자고 하는 삼성이 어떻게 노동자들의 피눈물로 번 돈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노했다.

한편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비상대책위원회 직원들도 이날 피켓시위에서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강력히 외쳤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사측이 매각 후 고용보장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해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가 지나치게 높은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하면서 “회사와 협상이 위로금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진행된 상황도 아니다. 고용보장 문제가 안정되는 것이 먼저”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프린팅사업부를 자회사로 분할한 후 미국 휴렛팻커드(HP)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비대위 관계자는 “일방적인 매각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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