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건 사장의 ‘이상한 경영’…자신의 경영실패를 대규모 감원으로 직원들에 전가 비판

▲ 포스코 한찬건 사장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진니어링이 10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을 대규모로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 한창건 사장이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유례없이 많은 직원을 내보내는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측면도 있지만, 유동성이 원활치 않는 상황에서 송도사옥을 인수해 유동성위기를 심화시킨 자신의 경영실패를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5일 건설업계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이달에 약 1000여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4일부터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한정애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전체직원의 10%정도에 달하는 520명을 희망퇴직 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도 오는 14일까지 전 직원(계약직 포함 약 12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정원 50%인 약 600여명의 감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 초대형 ‘감원태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포스코엔진니어링은 다음주까지 퇴직 신청을 받은 뒤 이달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출은 반 토막 영업이익은 적자로 반전

포스코건설과 엔진니어링이 1000여명의 직원을 줄이는 포스코건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해외 건설업황의 침체로 인한 수주 감소와 실적 악화와 여기에 허술한 유동성관리 등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은 구조조정을 완료한 뒤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매각 혹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3655억 원(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833억 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1771억원 적자를 기록해 2011년 3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486억원에서 올 상반기 3394억원으로 급감했다.

해외 건설업 침체로 현지법인이 적자에 빠지면서 포스코건설의 실적악화는 가속화됐다. 포스코건설의 브라질 법인은 브라질 CSP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의 공기지연 등으로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1982억8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이밖에도 △베트남(89억 원) △태국(87억원) △인도(24억6100만원) △미얀마(18억2800만원) 등 해외지사에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3위인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이 최근 ‘정크’ 등급으로 강등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종전 ‘Baa3’에서 ‘Ba1’으로 하향했다. 이로써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하한선인 ‘Baa3’ 등급을 밑돌게 됐다.

무디스는 포스코건설이 브라질에서 시공한 CSP 일관제철소 건설공사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추가 손실이 우려되고, 당분간 기업 수익성이 저조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란 판단에 등급을 하향한 것으로 보인다.

송도사옥 매각과 재인수 과정엔 의혹투성이…사법기관 조사필요

한영애 의원은 포스코건설의 ‘감원한파’와 관련, 이는 한찬건 사장이 경영실패를 종업원들에게 전가하는 무책임경영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 측은 포스코건설이 경영악화로 적자 전환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야할 상황에서도 사옥을 매입해 유동성위기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았더라면 현재와 같은 대규모 감원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 한 사장은 왜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지난 2008년 영세시행사인 테라피앤디에 매각했던 송도사옥을 다시 사들였을까. 포스코건설은 회사의 부실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난 7월 포스코건설과 테라피앤디가 각각 49%와 51% 출자로 송도사옥 소유, 운영·관리를 맡는 특수목적법인(SPC)인 PSIB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했다.

포스코 건설은 테라피앤디가 송도사옥에 대해 지고 있던 금융권 채무 3600억 원을 떠안는 대신에 테라피앤디의 송도사옥 지분 51%를 인수해, 2008년 착공 이후 8년 만에 송도사옥 지분 100%를 다시 확보했다.

그 원인은 송도사옥의 임대사업을 PSIB의 최대주주인 영세 시행사인 테라피앤디가 맡으면서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 임대사업이 경영개선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은데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포스코 경영진이 능력이 없는 시행사에 임대사업을 맡긴 것이 ‘원죄’라는 지적이다.

2008년 준공 후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포스코건설 본사가 위치한 송도 ‘포스코 E&C 타워’ 의 공실률은 56%에 달한다. 새로 지은 신사옥에 대규모의 업체들을 들여와 임대료를 통해 건설비용을 충당하려 했던 포스코건설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36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졌으나 임대사업의 실패로 영세한 자본력의 테라피앤디가 부도를 내자 포스코건설은 테라피앤디와의 계약 만기 시점인 지난 2월 테라피앤디와의 계약 연장을 해지하고 송도사옥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영실적 악화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포스코건설이 이 사옥을 제 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은 추진치 않고 3600억 원의 빚을 떠안으면서까지 사옥 인수에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많은 억측이 무성하다. 한 의원측은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8년 테라피앤디에 송도사옥 매각했다가 다시 사들인 과정에서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법기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포스코건설과 테라피앤디가 사옥 건축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3600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이중 2600억 원은 사옥 건설에 투입됐지만 1000억 원의 행방이 묘연한 것도 밝혀내야할 의혹이라고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부영 등에 재매각 추진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을 인수하면서 구조조정을 한다는 명분이 약하자 송도사옥을 부영 등에 다시 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사옥을 매각해 확보한 자산으로 채무변제는 물론 유동자산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의 현재 시가는 4600억 원 정도로 이 정도 가격에 포스코건설이 사옥 재매각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건설은 사옥 인수 과정에서 떠안게 된 채무를 모두 갚고도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경영실적 악화나 연말 계획된 구조조정 등은 송도사옥 인수와는 별개의 사안이다”며 “현재 인수한 송도사옥의 재매각 등 자산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고려중이며 이를 통해 대규모의 여유 자금을 확보한다면 경영 실적 호전은 물론 구조조정에도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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