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분기 제조업 재고지수 18.0% 증가 , 26 년만에 최고 증가폭, 4 분기 연속 상승
재고자산 1 년새 39.7% ↑ , 비금속광물 (79.7%), 석유정제 (64.2%), 전자 · 통신장비 (58.1%) 급증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 - 출하 ‘ 디커플링 ’ , 생산 , 오버슈팅 이후 급감하면 경기침체 직결 우려
수출전략 조기 실행 , 내수 진작책 마련 필요 ... 기업 고비용구조 해소 방안도 추진해야

[DAILY BIZON 우종호 기자]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기업 재고가 대외변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4 일  ‘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  자료를 발표하고 , “ 지난  2 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 ( 계절조정 전년동기비 ) 이  18.0% 를 기록해 분기별 수치로는 지난 외환위기  직전인  1996 년  2 분기 (22.0%)  이후  26 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 고 밝혔다 .

대한상의는  “ 재고는 경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작년  2 분기를 저점으로  4 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 ” 이라며  “ 이처럼 분기 기준으로 장기간 재고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 년 이후  4 년만에 처음 ” 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작년  2 분기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감률이  -6.4% 에서 올해  2 분기에는  22.0% 로 치솟았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1.2% (’21 년  2 분기 ) 에서 7/0%로 (’22 년  2 분기 )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에 의뢰해 매분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제조업체 상장기업 ( 약  1400 여개 ) 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  대기업의 재고자산은 작년  2 분기  61 조  4770 억원에서 올해  2 분기  89 조  1030 억원으로 증가해 중소기업 재고자산의 증가분 (7 조  4370 억원 → 9 조  5010 억원 ) 을 압도했다.

또한 제조업 전체로는 작년  2 분기 대비 올해  2 분기 재고자산이  39.7%  증가했으며 ,  세부 업종별로는  ‘ 비금속 광물제품 ’(79.7%), ‘ 코크스 · 연탄 및 석유정제품 ’(64.2%), ‘ 전자부품 · 컴퓨터 · 영상 ·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58.1%), ‘1 차 금속 ’(56.7%)  등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  특히 재고자산 물량이 가장 많은  ‘ 전자부품 · 컴퓨터 · 영상 ·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 의 경우 전체 제조업 재고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2 분기  24.7% 에서 올해  2 분기  27.9% 로 비중이 확대됐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 최근 재고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①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 19  특수 대응 차원에서 공급을 늘렸고 ,  ② 국제유가 · 원자재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원자재를 초과 확보해 제품 생산에 투입한데다 ,  ③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제품 출하가 늦어진 것이 기본 원인 ” 이라고 전제하고  “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 라고 밝혔다 .  단기적인 이슈들인 만큼 글로벌 수요만 받쳐준다면 곧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업들이 기대해 왔다는 설명이다 .

그러나 대한상의는  “ 문제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  글로벌 인플레이션 ,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수요 기반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 ” 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

이를 반영하듯 제조업 생산지수와 출하지수는  4 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주목할 부분은 출하의 감소폭이 생산 감소폭보다 더 커 생산 - 출하간 디커플링 ( 격차 ) 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  통상적으로 판매 ( 출하 ) 가 줄어들면 제품이 쌓이고 ( 재고 ),  기업들이 이에 맞춰 생산을 감소시켜 생산 - 출하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최근의 생산지수 - 출하지수 디커플링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기업들이 판매 ( 출하 )  부진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오버슈팅 (Over-shooting)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2 분기 말부터 기업들이 일부 생산을 조절하고 있으나 재고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  3 분기부터는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게 되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그만큼 고용과 신규 시설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  이미 상당수 기업은 올해 채용 및 시설투자를 재검토하거나 보류하는 추세다 .

대한상의는  “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의 악화로 인해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등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  고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내수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 이라며  “ 기업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오버슈팅되어 왔던 생산이 급감할 경우 경기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정책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 라고 강조했다 .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 고 전제하고  “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개선 ,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한편 ,  코세페 ( 코리아 세일 페스타 )· 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마련 · 실행해야 한다 ” 고 말했다 .  

강 본부장은 아울러  “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생산 감소 ,  고용 ·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 · 노동 · 금융 · 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 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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