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공급자"에서 뉴스 "서비스" 제공자로 자세 바꿔야

[DAILY BIZON 박혜진 기자]

ㅗ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중앙행정부 약 54개 부처가 하루에 쏟아내는 보도자료 양은 엄청나다. 그런데, 매일 메일로 전송되는 정부의 각종 보도자료를 출입기자들은 과연 몇건이나 실제 기사로 전송할지 궁금하다. 

보도자료는 자료를 받는 기자들이 핵심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독자 입장에서 작성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많은 행정부처들이 보도자료를 작성자 시각에서 작성하다보니 보여주고 싶어하는 내용들이 많아 보도자료가 장황해지고, 핵심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어떤 경우는 보도자료인지 자료집인지 헛갈릴 때도 있다.

오프라인 매체나 온라인 매체, 방송 등이 다룰 수 있는 기사 분량은 한정적이다. 따라서 보도자료에 있는 장황한 내용을 다 실을 수가 없다. 따라서 전하고 싶어하는 내용이 간결하고 분명해야 하며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중요자료의 경우 담당자가 기자실로 내려와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이후 기자실을 매일 지키는 기자는 많지 않다. 그러니 보도자료는 잠깐만 보아도 핵심이 파악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또, 최근 보도자료 중에는 MOU 체결, 협의체 구성  같은 내용이 많다. 이것은 보도자료로서 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다루고 싶어 하는 것은 팩트가 우선 아닌가? 그런데 앞으로 언제 어떤 결론이 날지도 모르는 MOU 등을 기사로 실어달라고 하면 난감하지 않은가? 

게다가 보도자료 표현을 보면 ‘선제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정부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으니 선제적이라는 표현을 너무 남발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정부가어떤 정책을 결정했으며, 그 결정들이 나 또는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그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내었는지 일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선제적 대응을 한다고 자평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것 같다. 

이외에도 이미 쓰지 않는 표현들을 즐겨 쓰는 보도자료 담당자들 덕에 적절한 다른 표현을 찾아내는 것은 기자 몫이다.

또, 보도자료에는 '예정' '협의' 같은 표현도 많이 등장한다. 기자들은 예정을 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결정된 것, 결론이 난 것, 바로 시행하는 것 이런 것을 좋아하지 읺을까? 그런데 언제 결론 날지도 모르는 예정된 일을 다 된 것처럼 기사로 다루기는 어렵다.

또 하나 문제는 보도자료에 그래픽 자료나 도표 등은 많이 나오지만 사진 자료는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진 자료가 나오는 경우에도 장-차관이나 기관장 등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사진도 보도자료의 핵심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뉴스 구독자, 특히 젊은층들은 뉴스를 어떻게 읽을까? 자금 신문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PC나 모바일로 뉴스를 본다. 어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등에 표출되는 콘텐츠에 독자가 집중하는 시간은 길어야 8초라고 한다. 즉 8초안에 관심을 끌지 않으면 그 컨텐츠는 읽히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간영역에서는 홍보 콘텐츠에 독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매우 다양한 수단과 퍼포먼스를 이용한다.

이제 중앙행정기관 홍보담당 부서도 일방적으로 뉴스를 공급하는 공급자가 아니라 언론 등의 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뉴스를 서비스한다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국정홍보처가 있을때는 중앙행정기관 홍보담당자에 대한 연수, 각종 홍보메뉴얼 개발 및 보급 등을 하며 효율적인 국정홍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었다. 홍보역량 강화를 위한 이런 노력들이 현 정부에서도 지속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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