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소셜미디어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해야

[DAILY BIZON 우종호 기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소셜미디어를 발전시켜온 메타가 최근 개인정보 및 이용약관과 관련하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메타는 최근 페이스북 등의 맞춤형 광고 표시를 위한 신규 개인정보 및 이용약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7월 26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하였다가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서비스 이용 중지일을 8월 9일로 연기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메타의 이번 방침에 대해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메타측이 동의를 강제하고 있는 개인정보 및 이용약관에 친구목록, 이용자 스마트폰 기종, 웹사이트 방문 기록 등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 뿐 아니라 이 정보를 정부 기관이나 사법기관, 메타의 다른 서비스에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국외 데이터센터로 이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타의 이런 방침에 대해 이용자들은 대놓고 개인정보를 강탈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일부 사용자는 아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하고 떠나기까지 하고 있다. 또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지난 24일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메타는 이용자에 대한 협박을 중단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하라고 요구하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 개인정보위원회도 “메타가 모으려는 이용자 정보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인지 검토해서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이용자의 개인 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은 2004년 2월에 하버드대 출신인 마크 저커버그 등이 개설한 왭사이트로 불과 16년만인 2020년 6월 기준 인터넷 사용자중 가장 많은, 전 세계 약 27억 명이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로 성장하였다. 또 이런 성장은 페이스북 창업자들을 세계 최고의 부호 반열에 올려 놓기도 하였다.

페이스북을 아재들의 놀이터로 여기며 젊은 층이 주로 활용하는 인스타그램은 2010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2년에 페이스북에 인수되였다.

무료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수익원은 무엇일까? 가장 주된 공식 수입원은 해당 사이트에 노출되는 광고이다.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에 노출되는 광고의 수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들이 과연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을까? 지난 2020년에 미국에서 제작 개봉된 다큐 영화 ‘소셜 딜레마’에는 페이스북, 구글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직 임원들의 충격적인 증언들이 나온다.

이들의 밝힌 충격적인 내용들은 주로 페이스 북 등 온라인 서비스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관한 것들이며, 이 사이트들이 자사 사이트에 사용자들을 잡아두기 위하여 어떤 수단들을 동원했는지, 그리고 수집된 각종 개인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했고, 그 결과 사용자들과 사회에 어떤 문제들을 남겼는지에 대한 섬뜩한 증언들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남기게 되는 개인 정보는 이메일 계정이나 전화 번호 정도가 아니다. 쇼핑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나의 모든 관심 사항, 정치적 경향,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태도, 각종 사회 활동 참여 내역 등 개인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관한 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되고 가공되는 정보는 과연 어떻게 활용될까? 이들 정보가 기업 등의 마케팅에 제공되어 사이트 이용시마다 개인에게 맞춤형 광고로 따라 다니는 것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외에도 정치적 목적 등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악용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메타측이 동의를 요구하고 있는 내용 중 정부기관이나 사법기관, 메타의 다른 서비스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은 정보를 제공 당한 개인들에게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메타측은 이번 논란이 오히려 정부의 촘촘한 개인정보 처리 방침때문이라거나 페이스북 이용약관 첫 문장부터 광고가 서비스의 본질적 기능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어 이에 필요한 개인정보의 수집과 처리 방식을 투명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등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몇 차례 페이스북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켜 왔고, 이번 개인정보 처리 관련 동의도 같은 내용을 EU나 미국, 인도등에 내놓으면서도 서비스 이용을 담보로 하지 않았으나 유독 우리나라에만 이용금지를 조건으로 달아놓은 것 등은 메타측의 이번 조치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공동성명은 “메타가 강요한 정책 중 하나로 정부기관으로의 개인정보 제공이 포함되어 있다. 법원의 영장을 근거로 한 합법적인 요구이든 혹은 정보기관이나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부당한 개인정보 접근이든, 메타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개인정보는 국가에 의한 시민감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또 “근거도 없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정을 정지하겠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 즉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나와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여러 유명 인사 등과 스스럼 없이 인연을 맺고 소통하며, 때로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인연까지 찾아내주는 고마운 수단 이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내 개인 정보가 줄줄 새나가 기업과 권력기관 등에 의해 관찰되어지고 이용될 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앞으로 계속 페이스북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는 거대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확보하여 입 맛에 맞게 활용하는 집단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닐까?

메타가 개인정보 관련 논란을 벗고 초심으로 돌아가 소셜네트워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