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잇따라 연말 점포 통폐합 본격화
-농협, 인력 구조조정…3년치 월급 받고 명퇴
-수익성 악화, 비대면 활성화 구조조정 가속

서울 시내에 있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있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DAILY BIZON] 연말 은행권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은행의 경우 지점 통합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자연스레 인력 재배치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긴 위해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농협은행은 연말 명예퇴직에 나섰다. 

◇ 우리·국민·하나, 내달 점포 통폐합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2월 21일 19개 영업점에 대한 통폐합을 실시할 계획이다. ▲가산디지털 중앙지점 ▲갈산동지점 ▲구미4공단지점 ▲구서동지점 ▲대구용산동지점 ▲덕천동지점 ▲방이역지점 ▲방화역지점 ▲선부중앙지점 ▲수지신정지점 ▲영등포유통상가지점 ▲오장동지점 ▲일산백마지점 ▲창원테크노파크지점 ▲청계지점 ▲포항남지점 ▲회기동지점 등이다.

우리은행은 해당 지점의 통폐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거점 점포 중심으로 여러 지점을 그룹으로 묶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일반 지점 840여 곳을 117개 지역 거점점포 중심으로 묶어 운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역시 마찬가지로 22개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신평화점 ▲판교경제밸리점 ▲안양오비즈타워점 ▲권선아이파크점 ▲남동국가산업단지지점 ▲학익동지점 ▲사천산업단지점 ▲김해율하지점 ▲물금신도시지점 ▲사상역지점 ▲성서공단점 ▲동대구지점 ▲외동산업단지지점 ▲서창점지점 ▲동울산지점 ▲부천역지점 ▲아산배방점 ▲가경남지점 ▲광주매곡지점 ▲광주금호지점 ▲익산모현지즘 등이다.

앞서 이미 12곳의 영업점에 대한 통폐합 작업을 진행한 하나은행은 마찬가지로 통합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 대림동, 길음뉴타운, 장위동 지점이 그 대상이다.

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 중에선 농협은행이 제일 먼저 명예퇴직에 나섰다.

◇ 농협,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명퇴

시중은행의 이번 통폐합은 의미가 다르다. 금융당국이 고령층을 위해 지점 폐쇄 영향 평가를 강화하기로 해 통폐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영업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적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선 농협은행이 제일 먼저 명예퇴직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25일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안내문을 공지했다. 대가로 명예퇴직자는 월 평균임금의 최대 39개월 치를 지급받는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도 12월부터 내년 초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SC제일은행이 가장 먼저 인력 조절에 나섰다. 26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자에게는 최대 38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2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퇴직제도 도입을 노사가 논의 중이다. 

나아가 우리은행의 경우 향후 3년간에 걸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타 은행과의 경쟁을 위한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1만 4000명가량의 임직원을 2022년까지 1만 3000명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미 12곳의 영업점에 대한 통폐합 작업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12곳의 영업점에 대한 통폐합 작업을 진행했다.

◇ 수익성 악화, 비대면 구조조정 당겨

은행권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매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고 코로나19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최근 시행되는 구조조정 대상의 기준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모양새라는 점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기준 중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근무 직원은 80년생도 포함하는 기준이다.

업계 일각에선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내년에는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 현상과 저금리 문제로 수익성 악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속한 비대면 거래 문화 등에 따라 이에 걸맞은 체질개선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문제 역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활성화로 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영업 조직, 인력 규모 등은 너무 비대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은행권에선 명예퇴직, 특별퇴직 등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만큼 내년 이후부터는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