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이사장·조양래 회장 성년후견인 신청 가사조사
-조현범 사장에 지분 전량 양도…건강상태 의문 제기해
-조현범 지분 42.9% 확보…한타그룹 후계구도의 정점

왼쪽부터 조현식 부회장,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사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왼쪽부터 조현식 부회장,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사장.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DAILY BIZON] 한국타이어家 ‘형제의 난’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앞서 7월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보유 지분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전량 넘기면서 형제간 갈등이 불거진 게 발단이 됐다. 이후 장녀 조희경 한국나눔타이어재단 이사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흥미진진해졌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재판을 신청했다. 결국 조현범 사장에 대한 지분 양도의 진실성에 의문을 품으면서 경영권 분쟁의 막이 오르고 있다.

◇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 신청을 제기한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해 가사조사를 받았다.

미국에 거주 중인 조 이사장은 조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 면접조사기일을 지키기 위해 수주 전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로나19 방역 방침에 따라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가지고 법원에 출석했다.

조 이사장은 7월 조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아버지 조 회장이 동생인 조 사장에게 보유지분을 전량 양도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 조 회장이 지분을 조 사장에게 전량 넘기면서 후계구도가 확정된 것에 반발한 것이다. 조 사장의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역시 조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타이어가 막내 조 사장은 6월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조 회장 보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그룹 지분 42.9%를 확보, 사실상 그룹 후계구도의 정점에 서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 피도 눈물도 없는 형제간 다툼

조 이사장은 아버지 조 회장의 지분 양도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이 고령인 만큼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조 사장에 대한 지분 양도를 스스로 결정한 것이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다.

조 이사장은 최근 동생인 조 사장을 작심 비판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조 사장의 재판과 관련해 “오너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준법정신과 정도경영”이라며 “오너는 수만 명 임직원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임직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성과 도덕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조 이사장은 25일 가사조사 이후에는 “한국타이어 후계자가 된 조현범 사장의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은 회사에 금전적 손실은 물론 한국타이어가 쌓아온 신뢰와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부도덕한 방법을 사익을 추구하고, 지주사 사명변경 등 중대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해 큰 손실을 끼친 조 사장을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조 이사장은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이런 일들이 어떻게 해야 바로 잡혀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그래도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모든 것이 바로 잡혀가기를 바라며 아버님의 뜻과 백년대계인 기업의 경영철학이 올바로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구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구조.

◇ 조현범 사장 42.9%로 최대 주주

업계는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신청 심판 시작으로 한국타이어가 경영권 분쟁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이사장이 신청한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조 회장은 피후견인이 되고 재산관리 등을 대리할 제3자가 후견인으로 법원에서 지정하게 된다.

다만 현재 한국타이어가 형제간 구도는 미지수다.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인 신청을 했다고 하지만 조 부회장과 차녀 조희원씨가 조 이사장과 함께 진형을 형성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구도는 차남인 조 사장이 42.9%, 장남 조 부회장이 19.32%, 장녀 조 이사장이 0.83%, 차녀 조희원씨가 10.82%를 소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에 현재 중립인 조희원씨가 연대한다 해도 조 사장의 지분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을 제외한 3남매가 연대해도 지분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라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성년후견인 신청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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