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 회추위 26일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후보 추대
-새누리당 친박계 3선 의원…탈당 후 文 대선 캠프 합류
-낙하산 논란 속 연수원장 취임해…비판 여론 못 피할 듯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차기 생명보험협회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은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당시 모습.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차기 생명보험협회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은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당시 모습.

[DAILY BIZON] 생명보험업계가 ‘낙하산’ 논란을 자처했다.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진행한 끝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한 것. 정 원장은 보험경력이 전혀 없는 정치권 출신 인물으로 한때 친박계 인사였다.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가해 대통령 당선 이후 보험연수원장을 꿰찼다.

◇ 생보협회 ‘낙하산’ 논란 자처

생명보험협회는 26일 회창추천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을 만장일치로 제35대 협회장 후보에 단독 선정했다. 회추위는 삼성, 한화, 교보, 농협, 미래에셋생명 등 5개 이사회 대표와 장동한 보험학회장, 성주호 리스크관리 학회장 등 외부 추천위원으로 구성됐다.

당초 업계는 경제관료 출신의 인물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하기를 원했다. 생명보험시장이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 국면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에 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힘 있는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손보협회, 은행연합회 회장에 잇따라 관료 출신 인물들 선출되며 여론이 악화했다. 여기에 당초 유력 후보로 꼽히던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후보직을 고사했다. 뒤늦게 민간 출신 후보들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생보협회장 자리에 관심을 보여 온 정 원장이 결국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됐다.

업계 안팎에선 정 원장의 생보협회 차기 회장 추대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원장은 국회의원 출신으로 정치권에 몸담고 있을 무렵과 이후 보험연수원 취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생명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로고.

◇ 보험경력 없는 ‘트러블메이커’

정 원장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당시 친박계 인물로 분류되던 인사다. 보수 진영 정치인이던 정 원장은 3년전 당을 탈당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정 원장은 2018년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해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보험연수원장은 보험경력 또는 유관경력이 있는 인물이 맡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원장은 보험경력이 전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관련 경력은 19대 국회의원 당시 기획재정위원 상임위원장이 전부였다. 

이런 점을 문제로 지적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빚어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 원장이 응당 받아야 했을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심사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보험연수원장으로 선임됐다는 점이다. 정 원장은 국회 규칙 또는 대통령령에 의거 퇴직 당시 소속됐던 기관의 장을 거쳐 취업개시 30일 전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제한 여부를 확인받아야 하는 사전 승인 대상자였다.

당시 정 원장은 2018년 11월 30일 보험연수원 임시총회를 통해 원장으로 선임됐으나 취업 제한 논란을 일으키며 2주 뒤인 그해 12월 13일 정식 취임했다. 이 때문에 정 원장은 문재인 캠프 출신, 보험경력 전무, 취업심사 미승인 등의 이슈로 ‘낙하산 끝판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 원장의 내정으로 생보협회는 거센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관피아 논란으로 관 출신 인사 영입이 불가능해진 생보협회는 논란 속에서 전무직을 신설, 관 출신 인사를 영입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사진은 생명보험협회.
정 원장의 내정으로 생보협회는 거센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관피아 논란으로 관 출신 인사 영입이 불가능해진 생보협회는 논란 속에서 전무직을 신설, 관 출신 인사를 영입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사진은 생명보험협회.

◇ “쉽지 않은 회장 임기 될 것”

정 원장의 내정으로 생보협회는 거센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관피아 논란으로 관 출신 인사 영입이 불가능해진 생보협회는 논란 속에서 전무직을 신설, 관 출신 인사를 영입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 원장의 보험연수원장 선정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보험지식이 전혀 없는 국회의원이 연수원장에 취임할 자격이 있느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정 원장의 취임은 명백한 외부 입김이 작용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협회장이 반드시 보험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과거 정 원장 보험연수원장 취임 과정 불거진 논란을 고려하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 역시 쉽지 않은 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원장은 내달 4일 생보협회 총회를 통해 제35대 협회장에 공식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2023년 12월까지 3년이다. 현 회장 신용길 회장의 임기 만료는 12월 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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