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결정에 발칵
-한진칼 인수자금 출혈…자금 지원 방식 논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결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로 경영난에 몰린 항공업계의 회생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키로 했기 때문이다. 양대 국적항공사가 결합하면 글로벌 7위 규모의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산은은 공룡항공의 통합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7대 의무를 부과하기로 한 합의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의무는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사전협의, 산은의 감시 권한 강화,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내용이다.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한진 총수 일가에 관한 내용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이 발생할 경우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간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온 만큼 당연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핵심은 특혜 논란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항공사의 통합 추진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됐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양대 항공사가 통합하면 한진그룹은 시장 점유율 60%의 대형 항공사를 소유하게 된다.

기업결합 심사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간 합병 시 점유율 50%를 웃돌면 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 오직 기업결합을 통해서만 회생이 가능할 경우만 예외로 둔다. 잘 알려진 대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위기를 맞이한 상황. 한진그룹은 통상적으로 꿈도 꿀 수 없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 산은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매각이 불발된 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12조원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룡항공의 통합 특수성을 국민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이번 통합의 최대 수혜자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라는 데 있다. 

산은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후 대한항공이 실시하는 2조 5000억원 규모에 한진칼이 약 7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한진칼은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대한항공을 인수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KCGI와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조 회장의 그룹 지배권 역시 강화된다.

산은은 지주회사 행위 규제상 지분요건을 맞출 수 없었기에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곳곳에선 지주회사 의무 지분 요건을 충분히 채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산은의 해명을 납득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공룡항공 통합 추진의 최대 수혜자다. 12조원의 부채가 있다고 하지만 통상적으로 불가능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기회를 얻게 됐고 인수를 위한 자금 출혈이 없었다.

결국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은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얻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산은은 왜 조 회장의 우군이 됐는지 의문점이 남아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